산 중턱에 있는 부산 동구장애인복지관 전경. ⓒ박종태

부산시 동구청은 수정동 767번지에 총 면적 1,244.67㎡, 지상 6층 규모로 장애인복지관을 건립하고, 지난 5월 준공식을 가졌다. 이곳에는 물리치료실, 목욕탕, 주간보호실, 직업재활실, 재활상담실, 노래방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복지관이 산중턱 주택가에 있어 장애인들이 차량 혹은 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를 이용하지 않고는 접근이 어렵다. 복지관은 전체적으로 협소한데, 가장 큰 문제는 장애인들이 화재시 대피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역장애인들과 장애인단체들은 ‘안전불감증’이라며 동구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최소한 2층부터 베란다를 설치해 장애인들이 화재 시 임시 대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 지역 장애인들의 요구였는데, 유일하게 베란다가 설치된 식당쪽의 경우도 너무 작아서 비상시 대피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각 층마다 미끄럼틀을 설치했는데,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장애인화장실은 각층마다 설치됐는데, 입구가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사용이 어려웠다. 화장실 내부에는 위급 상황시 호출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되지 않았다.

1층에 설치되어 있는 중증장애인 목욕탕은 샤워만 할 수 있는 작은 규모였는데, 그나마 샤워기 앞에 턱이 있어 접근이 힘들었다. 욕조를 설치하도록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역장애인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지역장애인들은 목욕탕 내에 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동구청은 이동식 좌변기 하나 준비해 주겠다는 답변을 내놓아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옥상에 있는 열린 휴게실에 들어가려면 철판으로 된 경사로를 지나야 하는데, 경사가 심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뒤로 넘어지는 커다란 사고를 당한 우려가 있었다. 옥상 난간 및 식당 베란다 난간도 너무 낮아 지적장애인들의 추락이 우려되고 있었다.

동구청 장애인복지 담당자는 “장애인화장실 불편 사항을 고칠 계획이며 장애인들의 요구사항인 샤워실 욕조 설치는 샤워시설이 좁아 이동식 욕조를 구입할 계획”이라며 “지적된 불편사항을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장애인 주차장이 너무 협소하고 가팔라서 장애인에게 위험하다. ⓒ박종태

식당 창고 안에 있는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대. 주방용품들이 쌓여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입구는 너무 좁아 전동휠체어나 스쿠터를 타는 장애인에게 불편하다. ⓒ박종태

장애인용 샤워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턱이 있어 장애인에게 불편하다. ⓒ박종태

옥상 난간이 낮아 지적장애인들에게 매우 위험하다. ⓒ박종태

식당 베란다가 너무 좁아 비상시 사용이 어렵고, 난간도 너무 낮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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