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예술극장 개관식 테이프 커팅식 장면. ⓒ박종태

명동예술극장은 과연 장애인들이 접근 가능한 것일까? 에이블뉴스는 지난 4월 13일자로 편의시설 실태를 점검해 보도했는데,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장애인 불편사항을 알렸다. 어떻게 고쳐졌는지 전동휠체어를 타는 중증장애인 2명과 함께 직접 개관식에 다녀왔다.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엘리베이터에 겨우 올라탈 수 있었는데, 너무 좁아 탑승 과정에서 엘리베이터벽 대리석이 깨져버렸다. 엘리베이터 옆에 있던 의자에 앉아 있던 배우 강부자씨가 이 광경을 보더니 “장애인들이 불편하게 왜 이렇게 엘리베이터를 좁게 만들었느냐”고 인상을 찌푸렸다. 앞으로 들어갔다 후진해서 나와야하는 실정이었는데, 엘리베이터 내부에는 거울도 없었다.

여전히 계단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 블록이 없었다. 계단 손잡이에는 층수를 안내해주는 점자도 설치되지 않았다. 3층에만 있는 장애인화장실은 입구가 좁고, 한번 회전을 해야하기 때문에 출입이 힘들었다. 벽에 부딪치면서 겨우 들어갔다가 뒤로 해서 겨우 나왔다. 내부에는 자동으로 물을 내리는 센서도 설치되지 않았다. 비데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용변후 자동으로 내려가는 방식이 아니었다.

공연장의 장애인좌석은 3층 맨 뒤편에 마련됐는데, 양옆 출입문으로 접근해야하지만 양쪽 모두에 기둥이 설치되어 있어 접근이 여의치 않다. 뒤로 물러나다가 잘못하면 계단으로 굴러 떨어질 위험이 있었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했던 중증장애인 A씨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법규를 위반하고, 장애인 편의시설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개관식 후 곧 바로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고발하는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중구청은 장애인좌석 최적화 조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좌석을 맨 뒤에 접근하기 어렵게 설치한 것은 장애인차별이다. 여러 차례 지적이 있었지만 점자블록도 설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진정서를 제출한 장애인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아집과 고집을 꺾고, 장애인들을 위해 시설을 고쳐주길 바란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적극적이고 신속한 조사를 통해 장애인 차별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모든 장애인들이 소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증장애인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인권위에 제소했다. ⓒ박종태

엘리베이터 입구가 좁아 전동휠체어 장애인이 겨우 들어갈 수 있다. ⓒ박종태

화장실이 좁아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사용이 불편하다. ⓒ박종태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문은 장애인 혼자서 열기 어렵다. ⓒ박종태

장애인좌석이 있는 3층은 너무 좁고 기둥까지 있어 계단으로 추락할 위험이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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