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미얀마 내 8개의 장애단체를 연합하고 있는 미얀마장애단체연합회를 방문한 Any Body Can Dream팀. ⓒ변재원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관하는 ‘2014 장애청년 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Any Body Can Dream(이하 ABCD)팀이 지난 25일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갔다.

ABCD팀은 '장애인의 빈곤과 국제협력'을 주제로 한 미얀마 연수를 위해 23일 출국했으며, 오는 30일까지 8박 9일간 미얀마의 수도인 양곤에서 총 7개의 정부기관 및 시민단체들을 조사할 예정이다.

미얀마는 군부정권의 통치 아래 국정운영이 되다가, 지난 2012년에서야 비로소 전면 개방을 허용된 국가다.

25일 첫 행선지는 'Shen Myat Taw Foundation(이하 SMTF)'로 미얀마 내 8개의 장애단체를 연합하고 있는 미얀마장애단체연합회다. 회장은 윈 미얏 뚱(Winn Myat Taw)이며, 이사에는 ‘아웅산 수지’ 여사도 포함되어 있다.

SMTF는 2012년 5월 8일 발족을 시작으로 현재 14명 내외의 현지 직원들이 미얀마 내 장애인식개선 사업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실행하고 있는 주요 사업으로는 관공서 및 지역사회의 주요한 건물인 사원 등에 휠체어 경사로를 설치하고, 장애인 스포츠 및 예술 취미활동 지원사업, 장애인 직업 구직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미얀마 내 장애인 학생들의 평등한 교육권을 위해 비장애인과 함께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했었으나, 아쉽게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윈 미얏 뚱 회장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내에 장애인을 위한 법적 체계나 생계지원과 관련한 정책은 구비되어 있지 않다.

SMTF 방문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이상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몇 가지 문제점과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첫째로 SMTF는 건물 2층에 위치해 있다. 엘리베이터가 있기는 했으나 엘리베이터의 폭이 매우 좁았고, 엘리베이터까지 접근하는 데까지 몇 개의 계단이 입구에 위치하고 있었다.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 스스로 SMTF에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해보였다.

이와 관련 ‘미얀마 내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이 SMTF에 찾아온 적이 있는지’ 여쭈어보았으나 확실한 해명은 들을 수 없었다.

둘째로 SMTF가 사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형태라는 점이다. SMTF의 위치는 회장인 윈 미얏 뚱이 사장직을 맡고 있는 부동산중개기업과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윈 미얏 뚱 회장에 따르면 운영하고 있는 부동산 중개업 사업은 수익사업이며, 이는 SMTF와 연계되어 있지 않고 실제로 각기 다른 직원들이 운영을 맡고 있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부동산 중개기업과 SMTF가 같은 공간 쓰는데 있어 또 현재의 기업이 SMTF의 사업예산을 지원한다는 점에 있어 의문이 들었다.

ABCD팀과 함께 동행한 고문 이일영 박사가 6~70년대 한국장애인총연맹의 발족과 초기 운영방식 역시 비슷한 형태였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해 주었고, 현지 통역사의 미얀마는 현지 공무원이 기업운영을 겸할 수도 있다는 설명에도 한국 사회의 보편적인 인식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셋째로 장애 관련 통계가 너무도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미얀마 정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얀마 내 장애인의 비율은 2.5%였던 반면, 국제보건기구인 WHO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장애인의 비율은 15%로 단순 오차라고 인정하기에는 너무 큰 통계 차이를 보였다.

SMTF 역시 위 사안과 관련해 사업을 추진하는데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통계오차가 큰 이유로 ‘현재 미얀마 내 장애인과 관련하여 지원, 혜택을 주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대다수의 장애인이 통계를 산출하는데 쉽게 협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윈 미얏 뚱 회장은 전했다.

한국 장애 관련 단체들이 6~70년대에 겪었던 어려움을 현재의 미얀마 장애 관련 단체들이 같은 문제를 답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은 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시작으로 수십년에 걸친 투쟁의 역사를 통해 오늘날의 장애인 권익을 지켜낼 수 있게 됐다. 이상적인 장애정책을 실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인당사자 본인의 의지로 직접 정책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제 막 개방한 것을 계기로 모든 법제가 새로이 수립되어지고 있는 오늘날 미얀마에 있어 부디 장애 관련 정책이 우선순위에서 미뤄지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SMTF가 현재의 열악한 환경 속에도 더욱이 미얀마 장애인의 권익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할 시점이다.

*이글은 ‘2014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Any Body Can Dream'팀의 변재원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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