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지적장애인들에게 상습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말을 듣지 않으면 혼내겠다고 위협하고, 싫어하는 음식을 먹게 하겠다고 괴롭힌 사회복지사를 장애인 학대 혐의로 수사의뢰했다고 2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사건 진정인은 피해자의 모친이며, 피해자는 지역 장애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35세의 남성 지적장애인이다.

진정인은 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피해자에게 강압적으로 말하는 음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우연히 확보했고, 그 내용을 인권위에 진정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사회복지사 A씨는 올해 1~2월 피해자에게 “심보가 못됐어. 이게... (중략) 누가 앉으래? 차렷! 혼나 너.. ×..”, “마지막 경고야. 너 김밥 먹을거야? 너 김밥 싫어하잖아. 대답해. 선생님 오늘 기분 안 좋아. 그러니까 말 잘 들어.. 혼나고 싶지 않으면.. 너 이러면 니네 엄마한테 저번에 ×××한 거 다 이른다”며 위협을 가했다.

또 피해자를 혼낸 후 “××같은 ××들, 도로에 왜 나와 있어”라며 장애인을 비하하는 욕설을 하는가 하면, 수시로 센터 장애인들에게 윽박 지르거나 삿대질을 하는 등 강압적인 태도를 취했다.

같은 센터에서 근무했던 사회복지사들은 A씨가 이같은 행위를 주 2~3회 가량 1년 이상 지속해왔다고 진술했다.

‘장애인복지법’ 제2조(장애인의 정의 등)에 따르면, ‘장애인학대’란 장애인에 대해 신체적·정신적·정서적·언어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경제적 착취, 유기 또는 방임을 하는 것을 의미하고, 같은 법 제59조의9(금지행위) 제6호에 따라 “장애인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는 금지된다.

‘헌법’ 제10조에도 모든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는바, 장애인에 대한 정서적 학대는 당사자의 존엄성 및 인격권을 침해한 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지적장애인을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는 피진정인이 피해자 등에 대한 행동통제 및 자기의사 관철을 목적으로 당사자의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언행을 상당기간 지속한 것을 정서적 학대로 판단, 피진정인을 장애인 학대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또한, 그 사실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해당 시장애인복지관장에게 장애인 인권침해에 관한 내부처리절차를 마련할 것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하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지도·감독권한이 있는 시장에게는 해당 기관을 ‘사회복지사업법’ 제40조에 따라 장애인 인권침해 및 보호의무 소홀 행위로 행정처분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장애인에 대한 정서적 학대가 때로는 신체적 학대 이상으로 당사자와 가족에게 큰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며, 향후에도 개인의 인격권을 훼손할만한 정서적 학대가 확인될 경우 단호히 시정권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