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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NGO, 유엔서 'CRPD 국가보고서' 질타

이석구 센터장, 대표로 평가 발표…‘문제투성이’

“위원회의 날카롭고 심도 깊은 심의와 권고” 희망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9-16 12:10:33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이석구 센터장이 지난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2차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세션 오프닝’에서 유엔장애인권리협약NGO보고서연대(이하 연대)를 대표해 문제투성이인 한국의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하 CRPD) 이행 현실을 전했다.

세션 오프닝은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가 ‘제12차 회의’를 통한 각국의 CRPD 국가보고서 심의에 앞서 각국 NGO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한국은 2008년 12월 CRPD을 비준했고, 2011년 1차 국가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했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이 제출한 1차 국가보고서에 대해 오는 17일 오후 3시(현지 시간) 심의를 시작, 18일 오후 1시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날 이 센터장은 “연대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날카롭고 심도 깊은 국가보고서 심의와 권고를 통해 한국의 장애인정책이 CRPD의 제정배경과 목적을 실현하는, 인권에 기반 한 정책으로 변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 한다”고 말문을 연 뒤 28개의 장애인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연대가 전문가들과 함께 공동 작업을 통해 작성,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 제출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NGO보고서를 토대로 발표했다.

먼저 이 센터장은 “한국정부는 정부보고서에서 장애인 관련 주요법률을 통해 협약에서 천명하는 권리의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규정들 대부분이 추상적인 의무만을 규정하고 있어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하게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행령에 복지지원 대상을 장애정도, 소득수준, 부양가족의 유무에 따라 소수에게 선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권리의 보편적 보장이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아가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보장되어야 할 권리로서 장애인의 권리가 헌법 및 일반 법률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장애인 관련 법률에 별도로 규정되어 있어 일반법을 적용하는 경우에 장애인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소수의 장애관련 담당 공무원을 제외하고 대다수 공무원이 장애 관련 법률을 잘 알지 못해 정책의 집행과정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 센터장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고 권리의 침해를 구제하기 위해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과 관련 “장애인단체가 법률의 제정 과정부터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징벌적 손해배상 관련 조항이 빠지고, 동법 상 차별시정 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는 예산과 인력의 절대부족, 제한적인 권한으로 차별의 시정 및 권리침해를 구제하는데 한계를 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법의 성년후견인제도와 관련해서도 “조항, 상법의 장애인 보험가입 제한 조항 등의 대표적인 반인권적 차별적 조항이 국내법에 신설 및 존치되고 있다”면서 “이외에도 제정 법률 4,213건(2013년 2월 26일 기준)중 고용, 재화와 용역, 문화·예술·체육, 건강·생명권, 비하적 표현, 사법·행정·참정권 등의 영역에서 정신장애인 국회 방청 제한 및 자격면허 취득 제한, 해촉·해고 등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조항 154개가 여전히 존치 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 센터장은 “한국정부는 생활시설(2011년 12월 현재 490개 시설에 25,345명 수용 중) 정책의 폐지에 대해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다”면서 “자립생활정책과 프로그램, 관련 예산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자립생활을 위한 핵심 정책 중 하나인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의 지원대상과 시간이 제한적으로 지원되고 있어 중증장애인이 야간에 활동보조 서비스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

이 센터장은 “정신장애인 및 발달장애인의 인권과 관련 한국의 그 어떤 장애인보다도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피력했다.

이유로는 정신보건법에 의한 정신병원 및 요양원 강제입원 및 강제치료 등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는 지속적이며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올해 5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내년 11월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발달장애 성인을 위한 정책은 전무한 수준이며, 단편적인 보호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여기에 지난 2013년 7월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는 성년후견제가 정신장애인, 발달장애인의 법적 권한과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장애여성에 대해 “가부장적인 사회분위기와 장애로 인한 차별이 교차되면서 장애남성에 비해서도, 비장애여성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교육율과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장애여성 정책은 특별하게 명시하지 않는 한 여성정책 안에서도 장애인정책 안에서도 소외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애아동의 경우 자신의 의사를 스스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적절하게 보장받고 있지 못하며,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도 취약한 상황인 점도 분명히 했다.

장애아동 관련 정책은 재활과 치료에 집중되어 장애아동의 자존감과 자기긍정의 정체성 형성을 어렵게 하고 있고, 통합교육 현장에서 조차 여전히 분리교육을 받고 있으며 장애유형과 장애정도, 성별에 따른 적절하고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한국정부는 장애를 이유로 보험가입에 차별적인 조항을 개정, 장애인권리협약 25조(e) 항을 비준하겠다고 하였으나 아직 25조 (e)항을 유보하고 있고, 개정된 상법 도 여전히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한국정부는 아직도 선택의정서를 비준하기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체결·공포된 조약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정부보고서 또한 보고하고 있지만 실제 재판에서 협약이 국내법과 함께 원용되는 예는 극히 드물고, 협약이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에서 직접적으로 원용되는 경우도 거의 없다”면서 “이처럼 명확하지 않은 국내법 상 국제협약의 지위는 협약의 내용을 반영한 법률을 제정하는데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센터장은 “정부의 모든 일반정책 예산 편성에 있어 장애인지 관점이 반영되지 않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예산편성 및 평가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장애인의 권리보장을 위한 정책예산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위스 제네바 현지에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국가보고서 심의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구성된 연대 참가단 38명이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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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훈 기자 (gwo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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