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사진 좌) 사무국장과 안세준(사진 우) 고문이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퍼하고 있는 이 때 청각장애인들은 도무지 무슨 일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는 22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난방송에 있어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자막방송을 제공하지 않은 방송사와 재난사고 소식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사전에 정책을 마련하지 않은 보건복지부, 방송통신위원회를 ‘장애인 차별’로 인권위에 진정했다.

진정대상이 된 방송사는 정보화문화누리가 지난 16일부터 모니터링해온 KBS, SBS, MBC 지상파 3곳과 케이블 방송인 YTN이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는 “방송사에서 여객선 침몰사고 소식과 관련한 프로그램에 수화자막방송을 거의 하지 않아 지난 18일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후에도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에 재난 등 유사시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화자막방송을 보장하는 정책 마련을 복지부와 방통위에 권고할 것을 요청했다.

복지부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장애인의 방송시청을 위한 서비스를 시행도록 방송사에 요청할 권한을 갖고 있고, 방통위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라 방송사가 재난방송을 편성하도록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안세준 고문은 “국제장애인권리협약과 장애인차별금지법, 방송발전기본법 등에 재난방송에 대해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돼 있다”면서 “많은 국민들이 시청하고 있는 재난방송을 청각장애인들도 시청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함효숙 활동가도 “온 국민이 알아야 할 내용임에도 청각장애인들은 수화통역이 없어서 방송내용을 잘 알 수 없다”면서 “구조장면 등은 대충 화면을 보고 알 수 있지만 상황을 설명하는 방송이 나오거나 전문가가 나와서 상황을 진단할 때는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권위가 청각장애인들이 제기하는 차별 진정을 빨리 검토해서 다시는 재난방송에서 청각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복지부와 방통위에 정책마련을 권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차별 진정에는 현재 세월호 관련 특별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KBS, YTN이 수화자막방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긴급구제조치 신청도 포함돼 있다.

안세준 고문이 인권위에 청각장애인의 방송시청을 위한 정책마련 권고와 긴급구제조치 신청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함효숙 활동가가 청각장애인들이 더이상 차별받지 않도록 인권위가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정보문화누리가 22일 오전 인권위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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