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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2012년 인권위 주요 차별 권고’ 소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6-28 10:29:27
장애를 가졌다는, 혹은 과거에 가진 적이 있다는 이유로 고용, 교육 등 여러 사회생활의 영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받는 행위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아 당당히 진정서를 제출하는 장애인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진정을 제출한다 해도 1년이 지나서야 권고가 내려지는 등 재빨리 해결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장애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지적해온 사안. 지난 한 해 내려진 주요 권고 내용을 인권위에서 최근 발간한 ‘2012 연간보고서’를 통해 모아봤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사용제한=진정인은 “지체3급 장애인인데, 장애등급만을 기준으로 해 입주자들에게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배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위원회 조사 결과, 피진정인 주차관리내규는 장애 유형 및 보행상 장애 정도에 관한 고려나 판단 없이 일률적으로 장애등급에 따라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우선 배정함으로써, 등급이 낮지만 장애유형 등을 고려할 때 꼭 필요한 장애인을 우선 배정에서 제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피진정인은 현재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가능표지 부착 차량에 대해서만 주차를 허용하고 있다고 하나, 인권위에 제출된 ‘피진정인 아파트 2011년 장애자 우선배정 현황자료’에 의하면, 장애인 보호자용 차량에 대해서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우선 배정하는 등 장애인의 탑승 여부와 상관없이 장애인주차구역을 배정, 운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해 1월10일 피진정인에게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가능표지를 부착하고 보행상 장애가 있는 자가 탑승한 차량만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피진정인 주차관리내규 제12조를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A 구청장에게는 관내 아파트 입주민에 대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관리 및 이용에 대한 홍보 및 주차위반 차량에 대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 내렸다.

이후, 피진정인은 해당 아파트 주차관리내규를 개정했고, A구청장은 케이블 방송 등을 통해 관련 사실을 홍보하고,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 차량에 대해서는 제재조치를 취했다.

■뜨거웠던 원주 귀래 사랑의집 사건=강원도에 거주하는 피진정인은 1960년 후반부터 지적장애인 21명을 입양해 친자로 출생신고를 하고, 이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폭행 등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지상파 방송을 통해 방영됐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인권위에 직권조사를 요청했으며, 인권위는 기초조사 결과 그 내용이 중대하다고 판단,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조사 결과, 피진정인은 피해자가 길을 잃을 위험이 있어 양팔에 문신을 새겼다고 주장하나, 이는 친권자라 하더라도 건전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으며, 자신의 친자로 등록한 장애인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아 피해자들 이외에 나머지 장애인들은 행방불명됐다.

그 중 2명은 병원에서 사망했으나 10년이 넘도록 병원에서 방치하고 있었다.

또한 같이 거주하는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주거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노동을 강요했으며, 피해자 중 한 명이 거주지 밖으로 나갔을 경우 시설에서 장애인이 탈출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 피진정인과 피해자들의 관계는 필요에 따라 부자관계가 되기도 하고, 시설장과 생활인의 관계가 되기도 했다.

종합하면, 피해자들을 양육할 능력이 없음에도 다수의 장애인을 친자로 등록해 가정이라는 이름으로 장애인들을 감금, 폭행, 유기 등을 했다고 판단.

이에 인권위는 검찰총장에게 피해자들을 폭행, 상해 및 감금한 행위 등을 피진정인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고,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에게 중증장애를 가지고 있는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보호를 위해 피조사자와 피해자들의 형식적 친생자관계를 단절시킬 수 있도록 법률구조를 요청했다.

또한 A시장에게 관내 다수의 장애인이 거주하는 가정 또는 시설에 대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 관련 법령상의 필요한 조치를 추하고,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했다.

지적장애인 상해보험 가입 거부=진정인은 지적장애 2급인 피해자의 어머니로 우체국에 ‘어깨동무상해보험’을 가입하려 했으나, 피해자가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당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피진정인은 보험 가입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자신들의 심사기준의 근거인 ‘우체국보험 언더라이팅 메디컬 매뉴얼’에 따라 보험 가입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매뉴얼에 적시된 △치료 경과에 대한 치료소견서를 반드시 첨부해 심사 △ADHD 약물 복용 중인 경우에는 전문의 소견을 반드시 첨부해 심사하도록 한 지침조차 따르지 않았다.

또한 피진정인은 진정인이 월 1회 정신과 약을 복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이유로 인수 불가 판정을 내린 것으로, 이는 보험계약에 있어 피진정인이 구체적 심사와 판단의 단계를 거쳐 합리적 이유를 가지고 내린 보험 가입의 거절이 아니었다.

단지 피해자가 장애가 있고, 정신과 약을 복용한다는 이유만으로 구체적 심사 없이 보험 접근에 대한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한 것으로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

이에 인권위는 A우체국에 진정인의 보험청약을 재심사할 것, 보험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 대해 인권교육을 실시, 피해자와 진정인에게 각 2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향후 유사한 차별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우체국 보험 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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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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