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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성폭력 대책, 아직도 갈 길 멀다

탈시설화 없인 문제 지속…자립 패러다임 구축 시급

‘도가니’ 이후 마련된 정부 대책, 피해자 지원 미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04-17 18:26:19
지난해 ‘도가니’로 장애인 성폭력과 법인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관련 정책 또한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지만, 이는 여전히 ‘도가니’ 문제를 풀기에는 ‘갈 길이 멀다’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광주인화학교 사건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위한 도가니대책위원회(이하 도가니대책위)는 17일 국회도서관에서 ‘도가니 이후의 과제와 방향 토론회’를 열고, 사건 이후 달라진 변화에 대한 점검과 함께 향후 개선방안들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도가니 사건 이후 큰 변화가 있었던 ‘사회복지사업법(이하 사복법)의 개정’, 장애인의 성폭력 관련 ‘성폭력특별법 및 관련 정책의 변화’, 전국의 도가니 사건을 통한 ‘시설거주인의 인권보장 정책과 탈시설정책’ 등 총 3가지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 “장애인 자립 패러다임 구축 시급”=먼저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 염형국 변호사는 사회복지법인 시설에 대한 기본법인 ‘사복법’ 개정에 대해 자립생활을 위한 과제가 남았음을 지적했다.

‘공익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는 사복법은 도가니 사건이 불거진 이후, 지난해 12월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오는 8월5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사복법 주요내용은 ▲법인 이사 증원, 외부 추천이사 도입 ▲법인 종사자 등 성범죄 저지를시 10년간 해당업무 중지 ▲사회복지사 인권교육 강화 ▲법인 감사 자격 강화 ▲인권 침해시 법인 취소, 시설 폐쇄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도가니’ 사건의 출발은 시설에 장애인들을 수용하고 기숙형태로의 특수학교 운영이다. 이에 시설 대상자가 보호대상이 아닌, 자립해야 한다는 패러다임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 염형국 변호사는 “자기 방어가 취약한 사회적 약자를 폐쇄적인 공간에 대규모로 수용하는 한 인권침해와 비리 근절은 불가능 하다. 장애인을 지역사회와 분리해 시설에서 단체생활을 하도록하고, 오로지 보호의 대상으로만 삼는 것 자체가 문제다”라며 “이런 삶은 보편적이고 정상적인 삶이라고 할 수 없다”며 “정부의 시설정책부터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염 변호사는 사회복지서비스 이용자들이 당사자로서의 신청권이 제대로 보장되야 함을 주장했다.

염 변호사는 “사복법은 사회복지서비스 이용자들이 당사자로서 서비스 권리를 주장하고, 그것을 근거로 서비스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이 된 아주 큰 의의가 있다. 서비스 제공 선택권에 대한 방향이 마련된 것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낸다”지만 “방향성 마련만 됐지 구체적인 지원 강화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염 변호사는 “사회복지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고 양질의 사회복지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무엇보다 사회복지서비스 신청권이 제대로 보장돼야 한다”며 “활성화를 위해 해당업무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서비스 센터를 시군구 단위로 구성하고 예산이 지원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보건복지부 이유리 사무관은 “사복법 시행을 위한 준비로 마련된 시행령·시행규칙 안에 사회복지서비스 시설의 서비스 최저기준의 항목 및 적용대상 등을 정한 내용이 담겨 있다”며 “시설의 서비스 최저기준은 시설 이용자의 인권, 환경 등을 포함해 복지부 장관이 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무관은 “5월23일까지 시행령에 대한 의견을 받고 있다. 의견을 통해 향후 시행령 마련 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하겠다”며 “결과적으로 법인에서 서비스 질적 수준이 높아질 수 있도록 맞춤형 복지서비스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성폭력 대책에 피해자는 왕따(?)”=도가니 파장 이후 마련된 정부의 장애인 성폭력 종합대책에 피해자 지원이 미비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장애여성공감 배복주 대표가 지난해 10월 발표된 정부 종합대책에 장애유형상 장애인 피해자의 법적절차의 지원 내용이 빠져있는 ‘아이러니’함을 지적하고 나선 것.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인화학교 폐교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피해자에 대한 보호 확대 ▲사회복지 법인 시설 투명성 확보 방안 ▲성폭력 범죄 예방 강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등 총 6가지이다.

하지만 장애인 피해자의 반복되는 진술, 형사절차 과정의 까다로움,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을 법적절차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배복주 대표는 “장애인 피해자들은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가서 반복적으로 진술해야 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피해자의 초기진술 확보에 주력해 검찰이나 법원에 피해자가 소환돼 반복 진술하거나 증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정신적 장애가 있는 피해자의 경우 형사 법적절차 과정에서 피해자가 배제당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에 필요한 지원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 대표는 피해 이후에 보호받을 공간이 부족함도 함께 지적했다. 배 대표는 “여전히 장애인들이 성폭력 피해 이후 상담하거나 지원을 요청할 단체 등이 부족하고 보호받을 공간이 부족하다”며 “여성가족부가 강력히 추진을 통해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들이 손쉽게 상담하고 지원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여성가족부 임종필 사무관은 “장애인성폭력 전문상담소 및 보호시설, 퇴소후의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함은 충분히 공감되는 내용이다. 금년에 장애인 전담 상담소는 2개소를 신규지원하고 장애인 전담 보호시설은 정부위탁형으로 3개소를 신규설치하고 기존 시설 2개소를 정부위탁형으로 전환하는 것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 사무관은 “퇴소 후의 자립지원시설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있던 문제인 만큼 지금 입법예고 중인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퇴소한 피해자들이 자립할 수 있는 시설을 새롭게 확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탈시설화 없이는 도가니 문제 이어질 것”=정부의 ‘수박겉핥기’식의 인권침해문제 접근으로는 제2,3의 도가니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여준민 상임활동가는 도가니 정국 이후 불거진 광주 현비동산, 인천 명심원, 울산 메아리동산 등 끊임없는 장애인 인권침해 사건 등을 통해 철저한 정부의 2차조사, 전수조사 등이 뒷받침해야 함을 지적했다.

앞서 복지부는 도가니 사건 이후 지난 2월 장애인시설 인권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총 200개 장애인시설 조사결과, 39개 시설에서 인권침해 사례가 59건 적발됨을 알린 것.

하지만 이는 조사대상시설의 범위에서 법인시설을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조사원과 교육내용 또한 불투명한 상태에서 최종 보고서가 아닌 보도자료를 통해서만 발표해, 제대로 된 조사인지의 의구심이 든다는 것.

여 활동가는 “복지부는 이후 종합대책을 만든다고 했지만 지역과 시설내 인권지킴이단 구성, 인권 신고함 설치 등 전혀 실효성 없음이 예상되는 조치가 전부였다”며 “시설에 거주하는 이용자들의 인권을 확실히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과 시설 운영자 사이의 권력관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 활동가는 “현재 탈시설화가 대세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탈시설화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거같다. 왜 인권침해가 발생하는가에 대한 진지하고 구체적인 접근으로 탈시설, 자립생활을 구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복지부 차현미 과장은 “탈시설화는 기본적인 추세이며, 자립생활센터 운영, 편의시설,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노력을 깊이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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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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