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신임 서울경찰청장님(이하, 청장님)께서 말씀하신 시대적 소명에 대하여 잘 들었습니다.

먼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때문에 ‘지구 끝까지’ 찾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전장연은 서울시 종로구 동숭길 25, 5층에 있습니다.

전장연은 오늘로 30번째 출근길에 지하철을 탔습니다. 전장연은 2001년 오이도역에서 리프트 추락참사를 계기로 또한 21년전부터 지금까지 지하철을 지속적으로 탔습니다. 그때는 지하철로를 쇠사슬과 사다리를 매고 내려갔고, 지하철 타기도 했습니다. 21년 동안 장애인의 권리를 외친 전장연은 그 모든 사건에 대하여 사법처리를 받았습니다.

청장님께서 현장 중심 경찰 조직으로 전환이 이 시대 경찰 화두라 말씀하셨습니다. 다양한 민생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경찰분들의 노고 덕분에 치안이 유지되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집회 현장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으로 경찰 분들이 자의적인 기준으로 판단하는 바람에 기본적인 결사의 자유도 무너지고 있다는 것도 잘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장연은 헌법과 장애인 관련 법률과 UN장애인권리협약에 명시된 장애인권리를 어느 곳이나, 누구에게나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그 권리를 반드시 쟁취하겠습니다.

헌법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했습니다. 누구든지 차별받지 않는다 했습니다. 장애인은 법 앞에 불평등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비장애인 중심의 대한민국 시민사회는 장애인은 배제하고, 거부하고, 감금하면서 특별하게 차별했습니다.

2019년 3월 28일, 수원지방법원에서는 장애인 아들을 살해한 부모에게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5년을 판결하면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의무가 단지 선언적인 것에 그치지 아니함은 명백하다(판결문 2018고합609살인)”고 하였습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지 않는 “합법적인 상황”에서 장애인과 가족은 계속 죽음이란 극단적 선택에 놓입니다.

2022년에도 5월~6월 2개월 동안 발달·중증장애인과 가족의 비극적 선택으로 6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법적 권리가 있음에도 법과 제도가 보장하지 않아 철저히 외면받아 온 장애인의 목소리를 어떻게든 사회 곳곳에 알리고 이 차별과 배제의 사회를 바꾸기 위해 계속 외칠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전장연은 헌법, 장애인관련법률, UN장애인권리협약이 단지 선언적인 것에 불과하지 않다는 것을 사다리와 쇠사슬을 목에 걸고, 삭발을 하며 우리의 목숨을 걸고 더 열심히 알려 나가겠습니다.

청장님.

먼저 시급한 문제는 기획재정부가 ‘23년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에 실무협의를 할 수 있도록 주선 해주시는 것입니다. 누차 밝혔듯이 기획재정부와 실무협의가 진행이 된다면, 다음주 월요일(6월 27일) 7시 30분 ‘제31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는 유보하겠습니다.

전장연이 외치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은 청장님도 경찰도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모두에게 좋은 세상입니다. 함께해 주십시오.

2022. 6. 20.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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