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의 정당한 요구와 기본권 행사에 대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 인식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더 나아가 부적적할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한 사과 요구에 이준석 대표가 밝힌 거부사유는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이준석 대표는 겸허하게 과오를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통해 용서받길 바란다. 이는 공당의 개혁을 이끌어가고 있는 총망받는 젊은 정치인에게 보내는 국민의 기대요 경고다.

집단적인 표현 방식의 하나인 집회와 시위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적 자유와 권리다. 이를 두고 이준석 대표는 ‘서울시민을 볼모로 삼는다’고 하였다.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를 ‘불법’, ‘불편’, ‘교통마비’,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해치는 행위’로 덧씌워 탄압하고 시민 간 갈등을 부추겼던 독재권력의 시각과 무엇이 다른가.

당연히 존중해야 할 권리라는 반론에 ‘성역화’라는 말로 장애인을 특혜를 일상적으로 요구하는 몰상식하고 특수하며 이질적인 존재로 각인시키는 것이 차별이나 편견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언론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관용적 표현이라는 이유로 ‘볼모’라는 표현이 문제없다는 인식은 정치인과 언론매체가 관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외눈박이 정책’, ‘절름발이 정책’, ‘눈먼 돈’, ‘깜깜이’, ‘꿀먹은 벙어리’ 등 장애인을 불완전하거나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시키는 용어들에 대한 문제의식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대중교통 수단에 접근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등 장애인의 기본권을 실제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예산을 책정해달하는 요구는 평등권에 기초한 정당한 요구다.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만이 아닌 어르신, 유모차에 아이를 싣고 함께 나들이 나온 젊은 부부들, 자전거나 무거운 짐을 갖고 이동하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라는 것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평화로운 집회에 대한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의 강경대응 주문’, ‘볼모’, ‘성역화’, ‘관용적 표현을 이유로 한 사과거부’가 유난히 폭력적이고 두렵게 다가온다. 대선에서 승리한 당 대표의 인식과 말, 행동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권침해는 강자가 약자를 대상으로 한 억압, 폭력, 차별 등에 의해 행해졌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준석 대표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경고를 담아,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을 조장하는 자신의 잘못된 인식, 말과 행동에 대해, 이준석 대표의 국민과 시위 당사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다.

2022년 3월 30일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인권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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