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가 들어왔다. 장애인 관련 기관에서 근로지원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온라인교육을 받다가 불쾌했다는 것이다. 장애인복지 변화 관련 내용이었는데 납득이 안가는 내용이 있었다는 것이다.

제보의 요지는 이렇다. 강사가 수강생들에게 ‘청각장애인들이 자막이나 수어 중 어느 것을 선호할 것 같으냐고 물으며, 요즘 청각장애인들의 학력이 높아져 수어보다 자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앱이 많아 소통에 문제가 없다, TV 수화통역이 많이 나오는데 좀 그렇다(보여주기 방식이라는 뉘앙스).’는 내용의 강의를 했다는 것이다.

언 듯 들으면 그럴 듯한 말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으면 청각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문화의 관점에서의 농인에 대한 지식도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요즘 자막구현이나 음성인식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에 비하여 청각장애인들의 소통방법은 많아졌다. 청각장애인들의 자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청각장애인 학력이 높을수록 자막 중심의 의사소통을 하는 것도 아니다. 수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고, 구화의 한계 때문에 뒤늦게 수어를 배우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어서이다.

무엇보다 수어는 소통을 위한 수단에 한정하지 않는다. 농인들이 공유하는 농문화의 중심에 수어가 있기 때문이다. 수어를 자막의 대체 수단으로만 한정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강사가 TV 수어통역을 부정적으로 본 것도 수어의 의미를 올바로 알지 못한데서 비롯한 것이다.

문제는 근로지원인 강의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다. 근로지원인은 중증 장애인의 업무를 지원한다. 당연히 농인들의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강의를 들은 근로지원인의 경우 농인의 업무를 편견 없이 지원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 있다.

따라서 관련 기관은 강사들의 자질을 점검해봐야 한다. 기관에서 강의를 하는 강사들은 나름 각 분야에 전문가일 것이다. 그럼에도 특정 장애인에 대하여 편견을 갖는다면 그 피해는 장애인에게 갈 것이고,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11월 24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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