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한국사회 가장 취약한 이들을 파고 들었다. 25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8명, 그 중 무려 6명이 대남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해있던 정신장애인 입원자이다.

더 걱정인 것은 폐쇄병동 입원자의 경우 전체 102명 중 10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입원자들은 열도 나고 기침도 심했을 텐데, 병원이라는 곳에서 기본적인 진료도 이뤄지지 않았다.

인권사각지대 폐쇄병동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결국 한국의 취약한 공공의료와 장애인을 집단격리 수용하는 폐쇄병동 시스템이 집단 사망을 낳았다.

녹색당은 2월 24일, 코로나19 대책과 시민건강 그린뉴딜 비상입장문을 통해 “청도 대남병원의 교훈에 따라 수용형 정신병원 해체. 지역사회기반 정신의료체계 구축으로 수용형정신병원 정신건강취약자 탈시설 대안 마련”을 발표한 바 있다.

정신건강취약자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수 있도록 공공의료 복지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차단해야 하지만 도움이 절실한 사람은 사회와 연결되어 있어야 안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재난을 함께 이겨내야 한다.

그렇기에 녹색당은 보건복지부가 24일, ‘장애인거주시설 코로나19 관련 대응 방안’으로 코호트 격리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반대한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환에 노출된 사람들을 동일 집단으로 묶어 격리하는 것으로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 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이다.

복지부는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해 “지역사회 접근성이 낮고, 무연고자가 다수인 시설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자가 격리가 불가능한바, 감염자의 경우 별도의 코호트 격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것은 감염병이 확산되는 시기에 도움과 집중지원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고립시키는 정책이다. 질병과 재난에 모든 사람이 보호받아야 하는데, 정부가 나서서 차별과 배제를 조장하고 있다.

지금도 청도 대남병원만이 아니라 폐쇄병동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또다시 ‘코호트 격리’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속에서 떨고 있는 시민들이 있다. 정부는 이들이 사회와 연결되어 있고, 보호받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재난으로부터 우리는 코로나19를 종료시키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사회가 또 정치가 앞으로 다가올 재난과 감염병에 대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이떤곳에 예산을 쓸지를 결단하고 실행에 옮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20년 2월 25일

녹 색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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