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소속하에 있던 국립장애인도서관이 도서관법 개정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소속으로 격상되었다. 이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조직 및 운영의 독립성을 강화하여 적극적인 장애인 도서관 서비스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는 장애인단체로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수화언어법 제정 운동 당시 농인 당사자들은 독립된 한국수어연구소 설립의 필요성을 피력하였지만 논의 과정에서 예산 수반 등의 사유로 법안에 포함되지 못하였다.

결국 언어정책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국립국어원에 특수언어진흥과가 신설되어 한국수화언어법과 관련된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으로 잘못 된 시작이다. 한국수어는 한국어와는 전혀 다른 언어이며 그 기반과 환경이 매우 취약하여 정책 설계를 할 때 더 많은 전문가들의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국어원 내부에 특수언어진흥과를 설립한 것은 결국 국어원의 규모를 늘리는데 기여한 것 외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다.

또한 현재 특수언어진흥과에 근무하는 인력들 중 단 한명을 제외하고는 수어를 전혀 모르는 인력이 근무를 하고 있다. 더욱이 처음 특수언어진흥과가 설립될 당시에 정원은 총 6명이었으나 현재는 인력이 1명 더 줄어 5명이 근무하고 있다.

특수언어진흥과가 설립 될 당시 3명의 인력만 신규 채용되었으며 나머지 3명은 기존의 국어원 인력이 활용되었고 그도 모자라 정원에서조차 1명을 더 줄인 상황이다.

현재 한국수어 관련 정책으로 한국수어 발전 기본 계획 이행, 한국수어 사전 집필, 한국수어 교원 자격 제도, 한국어 능력 시험 등 산적한 업무들을 5명이라는 소수 인력, 그것도 수어전문가가 아닌 인력들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 든다.

더불어 수어와 점자를 같이 묶어 특수언어진흥과라는 과에서 운영하는 것도 문제이다. 점자는 한국어를 표기하는 문자차계이므로 한국어를 다루는 과에서 하는 것이 맞지만 한국수어는 한국어와 문법과 구조가 전혀 다른 독립된 언어이다.

이렇게 성격이 다른 두 개의 정책을 한 과에서 수행한다는 것은 감각장애인이라는 공통점을 기반으로 한 과에서 정책을 설계해도 무방하다는 잘못된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에 본회는 국립국어원 내 특수언어진흥과를 국립국어원 소속이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소속으로 격상시키고 수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농인 당사자 및 전문가들을 통해 한국수어 관련 정책이 설계되고 수행됨으로써 한국수화언어법의 실효성이 담보되기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20년 1월 17일

한국농아인협회

*에이블뉴스는 각 단체 및 기관에서 발표하는 성명과 논평, 기자회견문, 의견서 등을 원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재를 원하시는 곳은 에이블뉴스에 성명, 논평 등의 원문을 이메일(ablenews@ablenews.co.kr)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