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재인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였다.

문재인정부는 2016년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국민이 더 이상 통치의 대상이 아닌 나라의 주인이자 정치의 실질적 주체로 등장하는 ‘국민의 시대’ 개막을 선언하였다.

국가 중심의 민주주의에서 국민 중심의 민주주의로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직접 민주주의 △일상의 민주주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말했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장애인수용시설’라는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3대 적폐를 폐지하라고 우리는 광화문지하도에서 5년간을 농성하며 외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시민혁명 시기와 대통령 선거기간에도 광화문 지하도 농성장을 찾지도, 언급하지도 않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찾아다니며 우리의 요구를 전했다.

우리의 목소리를 모른다 하지 말라. 국정을 농단한 엄혹했던 박근혜 정권 내내 우리는 부모가 가족의 부담 때문에 장애를 가진 자식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사회를 두 눈 시퍼렇게 목도하였다. 그리고 늘 그랬듯 국가와 정부는 그 책임을 개인과 가족의 책임으로 돌리고 회피하면 그만이었다.

지난 5년 동안 중증장애인들은 거주(수용)시설에서 맞아 죽었고, 집에서 불타 죽었고, 호흡기가 떨어져 죽었고, 자살했다.

한명 한명 시나브로 죽어갔고 지금도 죽어가고 있다. 그 차별에 저항하면 잡아갔고, 벌금을 부과했고, 그래서 지금은 3명의 장애인권활동가가 벌금 때문에 서울구치소에서 노역중이다.

그렇게 5년을 싸워서 ‘부양의무제 폐지, 장애등급제 폐지, 탈시설’의 약속을 얻어내었기에 더욱 소중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시절 「복지·노동·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부양의무제 폐지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고, 그 선언의 순간을 우리는 떨리고 감격스런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다.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집권하게 되면 첫 번째 국무회의에서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하였으며, 이번 선거에도 공약으로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약속했다.

물론 19대 대선시기 박근혜 후보도 약속을 했지만, 박근혜정권은 예산 계획도 없이 빈말만 되풀이 하다가 끝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장애인단체들을 이간질했고, 광화문 지하도에서 ‘장애등급제 폐지’를 외치는 장애인들을 무시하여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탈시설도 약속했다. 박근혜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부정하였듯이 탈시설 정책도 부정하였다. 박근혜 정부의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공개적으로 “활동보조24시간 필요하면 거주(수용)시설로 들어가서 살아야 한다.”는 망발을 서슴없이 했다.

장애인거주(수용)시설도 대안이라고 이야기하며 복지부 차원의 탈시설 정책을 거부했다.

보건복지부의 집단적 수용 중심 거주시설 정책은 중증장애인에 대한 배제와 분리이며 국가의 범죄다. 그 자체로 인권침해일 뿐이다. 지금으로부터 37년 전 UN 이사회에서 결의한 ‘1981년 세계 장애인의 해’ 표어인 「완전한 참여와 평등」를 실현해야 할 때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런데, 오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도 삶도 없었고, 가장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도 없었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선언은 있었지만, 수급가구의 욕구에 맞춰 전체 급여의 단계별 완전 폐지로 가기 위한 계획은 빠져있다.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거주(수용)시설 폐지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은 없었다.

우리는 오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발표 내용을 듣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문재인 대통령과 새롭게 임명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질문을 던지며 정중하게 답변과 면담 및 협의를 요청하는 바이다.

2017년 7월 19일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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