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며칠 전 한 가정의 어머니가 뇌병변과 지적 중복장애를 가진 아들을 죽이고, 자살을 하려다, 자수하는 사건이 있었다.

아버지는 직업이 있어서, 스무 살 넘은 아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권자가 될 수 없었고, 가족에게 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님은 그런 아들과 함께 죽으려 했다. 이 지옥 같은 삶에 대한 저항이었을까, 말 그대로 대한민국은 장애인에게 ‘헬 조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상한 일이다. 대한민국은 장애관련 법도 많고, 경제수준도 세계 15위 안에 드는 국가인데, 왜, 우리 장애인 당사자의 삶은 지옥과 같을까? 밥상과 밥그릇은 차려져 있는데...

그것은 결코 장애인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정부에서 국회로 보낸 2017년도 대한민국 전체 예산 중 장애예산은 0.41%에 불과하다. OECD 평균은 2.1%이다. 이 내용을 살펴보면 더 가관이다.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장애인연금과 활동보조서비스 예산은 축소되고, 부패와 비리와 인권침해가 늘 존재하는 장애인 거주시설 예산은 오히려 확대된 상황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재벌의 배를 불려주기 위해 국민의 피 같은 연금을 5천억이나 손해를 보고, ‘비선실세다 뭐다’ 하는 기득권층은 국민의 세금으로 자기들 배만 채우고 있다.

그러면서도 늘 예산타령을 한다. 돈이 없다고. 복지부는 늘 기획재정부 핑계를 든다. 하지만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부정수급이라는 딱지를 붙여 눈에 불을 켜고 색출하려한다.

주말마다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로 꽉 차는 광화문광장. 그 밑에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지하도에는 박근혜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장애등급제폐지’, ‘부양의무제폐지’ 현수막이 1560일 넘게 계속 붙어있다. 제발 약속을 지켜달라고...

우리는 세계 장애인의 날에 연대하고, 민주노총의 파업에 동참하여 하루 파업에 나선다. 우리는 생산의 현장에서도 배제가 되어버린 폐기물 취급을 당하고 있지만, 더 이상 장애인을 죽이는 대한민국의 이상한 질주를 막기 위해 사회의 공공성과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회복을 위해 우리는 오늘 대한민국을 멈춘다.

우리는 또한, 외친다. 우리들의 방법으로, 우리들의 목소리로 !

- 장애인 의사소통권리 확보하라!

- 뇌병변장애인 종합지원대책을 마련하고, 계획을 수립하라 !

- 장애인복지법을 폐기하고,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제정하라 !

2016년 11월 30일

사단법인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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