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과 선동으로 눈이 삐뚤어졌는데 뭔들 제대로 보이겠는가?” 새누리당 김진태의원이 눈이 불편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한 말이다. 글의 뜻을 떠나서 실제로 눈이 불편한 이에게 자신의 약점이 될 수 있는 신체를 비하하여 발언하는 것은 지위와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있어서는 안 될 발언이다. 그것이 아무리 정치적인 의견제시라고 할지라도.

세상에는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아무리 의견을 달리하여 비난한다 하더라도 개인의 신체적 약점을 거론하며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선진 국가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국격에 맞지 않는 정치인의 후진적 장애인식을 만천하에 보여준 만행이다.

포털사이트 어린이 사전에는 국회의원을 국민의 대표자로 정의하고, 그 자질로 자신의 주장을 솔직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며 거짓말을 하지 않고 정의롭고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용감함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김진태의원의 발언은 정의롭지도 불의에 맞선 용기도 아닌 천박한 편견과 그릇된 장애의식에 불과하다.

이번 발언은 평소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소수자에 대한 사회지도층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무엇보다 누군가의 불편함을 언어적 유희라는 도구로 활용하여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그동안 우리 25만 시각장애인을 어떤 시선으로 보아왔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사건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스스로 삶을 개척하며 자립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시각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은 김진태의원의 후진적인 차별 발언에 큰 상처를 받았으며, 그 아픔은 이루 말로 표할 수 없을 만큼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김진태의원은 이번 발언으로 상처 받았을 25만 시각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장애인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실시하고 있는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받을 것을 요구한다.

2016. 10. 10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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