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경희 전남지사장.ⓒ전남지사

“엄마, 아빠와 어린 아이들이 가림막을 가운데 두고 스크린 속 사람들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따라해 보는 테스트를 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등장하자 어른들의 표정은 어느 새 굳어진다. 그러나 아이들은 변함없이 스크린 속의 사람들을 따라한다. 어른들의 표정이 무거워진 것은 일부러 웃긴 표정을 짓는 사람들을 바라보다 진짜 장애를 가진 사람의 얼굴을 마주쳤기 때문이다.”

이것은 프랑스의 한 비영리단체가 제작한 공익광고의 내용이다. 어른과 아이가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은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비롯되었으며,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변함없이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를 통해 차별과 편견이 없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장애인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간 우리 국민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는 불필요한 편견과 차별로 여전히 장애인이 살아가기에는 힘든 현실이다. 특히 아직도 많은 기업인들은 장애인의 업무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장애인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 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장애인고용률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법에서 정한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7%인데 현실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하는 2.48%정도이다. 장애인의무고용률을 이행하는 곳은 50.8%로 절반에 그치고 있다.(‘13년도말 기준)

얼마 전 미국에서는 청각장애여성을 오바마 대통령의 비서로 발탁하였다. 그녀는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사전 약속 여부를 확인하고 안내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대통령을 만나거나 통화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녀의 승낙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수화통역사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그녀의 장애가 그녀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하는 걸림돌이 결코 아니었던 것이다.

외국의 사례를 마냥 부러워하고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우선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는 법정 고용률을 ’19년까지 점차적으로 정부 부문은 3.0%에서 3.4%로, 민간부문은 2.7%에서 3.1%로 상향해 나갈 계획이다.

보다 희망적인 것은 유명 커피체인점의 바리스타가 된 지적장애인, 특1급 호텔의 호텔리어가 된 발달장애인, 대학병원의 동료지원가가 된 정신장애인 등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던 업종에 장애인들이 진출해 뛰어난 업무 성과를 내면서 점차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 고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장애인은 일을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걷어낸다면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일자리의 기회를 얻어 당당하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4월은 장애인의 날(4월 20일)이 있으며, 장애인과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치러지는 장애인고용촉진강조의 기간이다.

이 시기에만 잠깐 외쳐지는 구호나, 일회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는 진정 우리 사회에 내재하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부적절한 인식과 편견이 해소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전개되었으면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에 가장 필요한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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