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은 1990년 설립 이래 장애인 당사자 단체를 대표하는 한국농아인협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대표를 이사로 선임해 왔다.

이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하는 취지로, 20년 이상 공단의 이사 선임 원칙으로 이어져 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러한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방법으로 공단의 이사를 선임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공단에서는 국회의원이 되면서 사임하게 된 장애인 당사자 단체 단체장인 이사 두 분의 후임을 해당 장애인 단체의 추천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장총)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에 추천을 의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공단은 국회의원이 되면서 사임한 두 분 이사들이 장총과 장총련의 대표이기 때문에 두 단체에 후임 이사를 추천 의뢰를 했다는 변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두 이사는 장애인 단체 대표로서 공단의 이사로 선임된 것이지 장총과 장총련의 대표이기에 선임된 것이 아니다.

공단 설립 이래 역대 이사명단을 살펴보면 꾸준히 3인 이상의 장애인 당사자 단체장들이 이사로 재직해 왔으며 이들은 모두 장총이나 장총련의 대표가 아니라 각자가 속한 단체의 대표로서 이사에 선임되어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왔다.

2011년 이후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해당 단체장들이 이사로 재직할 수 없는 상황에서 후임 이사의 선임은 당연히 단체장이 몸담고 있는 단체에 의뢰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단체를 무시하고 다른 곳에 이사 선임을 의뢰한 것은 공단이 장애인 단체 간의 불화를 조장하고 공단 이사진에 장애인 단체장의 입지를 줄이려는 술수라고 밖에 여길 수 없다.

또한 이러한 작태가 장애인계를 너무나 잘 아는 공단 이사장, 장애인 단체 간의 이견을 조정해야 하는 고용촉진이사, 전직 노동부 관료 출신의 기획이사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에 대해 공단의 이사장은 장애인 단체 관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마치 이러한 결정이 고용노동부의 결정인양 답변하였으며 이사 선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기획실장과 협의하라는 무성의한 태도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우리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우리나라 100만 시각장애인과 그 가족을 대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애인 당사자 단체로써 이러한 공단의 몰상식적이고 무원칙적인 처사를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금번 이사 추천과 관련하여 공단의 몰상식적인 행동에 대해 이성규 이사장은 사과하라!

하나, 공단의 이사 선임을 그 동안의 원칙에 따라 제대로 다시 실시하라!

하나, 공단의 몰상식적 행동을 간과하고 암묵적으로 동의한 고용노동부는 각성하고 비뚤어진 이사 선임 야욕을 철회하라!

이상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에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힘을 합해 규탄할 것임을 고용노동부와 공단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3년 6월 27일

(사)한국농아인협회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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