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언즈의 1차전 경기가 만원 관중속에 벌어지고 있는 모습. ⓒ노컷뉴스

WBC 준우승과 작년 프로야구 시즌에서 롯데의 활약으로 부산에서의 야구 열기는 뜨겁다 못해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롯데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 기세를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 뜨거운 열기를 만끽이라도 하듯 작년의 사직구장을 생각하면서 올 시즌 첫 사직구장을 찾았다.

아뿔싸! 그런데 이게 웬 말인가. 사직야구장은 작년의 구장이 아니었다. 지정좌석제와 익사이팅존 등 다양하고 새롭게 단장을 한 것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1루와 3루쪽에 휠체어장애인좌석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져 있었다.

휠체어 장애인좌석은 전동휠체어나 수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관람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야구를 보러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혼자 오기란 쉽지 않다. 반드시 동반인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친구들 서너 명이 한 팀이 되어 같이 올 경우도 있다.

나 또한 그렇다. 혼자서 야구장을 찾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친구들이랑 아니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동반인이 함께할 경우 장애인 동반자석은 장애인과 입장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좌석이 되면서 경기에 대해 같이 이야기도 할 수 있고 또 야구장에서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인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웃고 즐길 수 있는 것도 혼자보다는 여럿이 같이 할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데도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고 자부하였고 또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제 올해 들어 처음 사직구장을 찾았을 때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 시즌까지도 1루측 장애인 동반자석은 9개가 배치가 되어 있었는데 이번 시즌 사직구장에는 동반자석이 3개로 줄어 있었다. 즉 장애인은 3명이 넘으면 혼자 오던지 아니면 오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구단은 인기가 없을 때는 선심이라도 쓰는 듯 동반자석을 마련해 주더니 이제는 그동안 있어 왔던 동반자석도 팔아먹는 기업들의 얄팍한 상술에 너무도 화가 났다.

거기다가 휠체어좌석과 지정석 사이에 장애인, 비장애인 금이라도 긋듯 중간에 단단한 줄을 쳐 두었다. 새로운 단장을 한다는 명목아래 그동안 배려(?)의 공간을 슬그머니 지정좌석으로 만들어 버린 것도 모자라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단단한 줄까지 쳐버린 것이었다.

작년 시즌동안 입장수입만 60억 원, 여기에 기념품과 셔츠 등으로 25억 원의 매출을 올려 타 구단의 부러움을 사고 보니 이제는 장애인 좌석이고 뭐고 다 돈으로 보이는가보다.

롯데구단을 다시 한 번 생각을 바꿔야하지 않을까! 롯데에서 가장 선전하는 선수는 이대호도, 강민호도 아니다. 롯데의 최고의 선수는 열광하는 부산의 롯데 팬들이다. 그 속에는 장애인 팬들도 무수히 많다. 열광하는 부산 팬들이 하나둘 등을 돌린다면 롯데는 영원히 꼴찌를 면할 수 없을 것이고 사직구장을 찾는 팬들은 하나둘 멀어져 최고의 선수인 부산 팬들을 잃어버리고 뒤늦게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에이블뉴스 독자 이현미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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