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으며 오랜만에 공원에서 봄이란 계절에 만끽하여 본다. 봄은 새로운 시작이란 의미와 생명이라는 단어가 문득 가슴을 적시 운다.

가족들이 나들이를 나와서 저마다 밝은 웃음을 짓고 철없이 뛰어노는 아이들이 눈에 풍요롭다. 그 중 유모차에 어린아이를 싣고 부모가 뒤에서 사랑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밀어주는 한 아주머니와 아이가 눈에 들어온다.

나무 이름, 꽃 이름 등을 아이에게 말해주며 지나간다. 물론 뜻이나 단어의 이해는 못하겠지만 그 역시 부모가 가진 자식에 대한 사랑의 작은 몸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유모차를 들여다보며 예쁘다, 귀엽다, 엄마 닮았네, 아빠 닮았네 등 관심과 사랑의 칭찬이 끊이질 않는다. 유모차의 어린아이에서 우리는 어쩜 내일의 희망을 본다.

기대감이랄까? ‘미래에 장차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꿈나무가 될 것’이라는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공익성 단어가 머리를 채운다. 부모역시 그 아이에게서 무엇을 볼까? 사랑, 희망, 기대감, 훌륭한 사람이 되리라는 믿음 등 말로 형용 할 수 없음직한 단어들로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얼마간 유모차의 그 아이로 인해 ‘나 역시 저럴 때가 있었지’하며 입가에 살짝 웃음을 머금으며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우리 다섯 살 난 딸애와 세 살 난 아들아이를 보며 다시금 부모로서의 기대 비슷한 희망을 꿈꾸어본다.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가려는데 휠체어를 탄 한 삼십대 후반의 남자분이 열심히 휠체어를 졌다가 잠시 호수를 바라보며 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한번쯤은 시선을 휠체어와 그 남자 얼굴을 번갈아가며 보기도하고 어떤 지나가는 일행들은 지나친 후 안타까운 듯 뒤돌아 눈에 작은 감정을 싣는 것 같아보였다.

휠체어에 타고 있는 그 남자를 두고 서로들 어떠한 감정의 여운들이 그렇게도 남아있는지 그 남자 역시 그 자리를 애써 벗어나려는 듯 보였다.

휠체어에 타고 있는 그 남자 무슨 일로 어떠한 사연으로 휠체어에 타게 되었는지는 중요 하지 않고, 단지 휠체어에 타고 있다는 결과에 사람들은 안타까움과 측은함과 긴 한숨을 내쉬는 등 다양한 감정을 보이곤 한다. 먼저의 유모차에 타고 있던 어린아이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풍경이다.

유모차와 휠체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과 감정은 사뭇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원해서 타는 일은 없다는 점이다.

너무 어려서 걸음마를 띄지 못하는 점과 다리가 불편하여 걸음을 걷지 못하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타게 되는 바로 그 점은 같다고 생각한다.

다르다면 유모차의 아이는 돌전후로 아장아장 걸음마를 뗄 것 이라는 희망이라는 반가움 이라면 휠체어의 그 남자 분은 재활과 운동으로 좋아 질 수 있지만 어쩌면 평생 못 걸을 수 도 있다는 사뭇 절망의 감정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이렇게 우리는 유모차와 휠체어를 같은 마음으로는 바라봐주질 않는다. 어떤 이유에서든 사용목적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라도 우리는 그 의미와 마음만은 차이를 두곤 한다.

유모차의 어린아이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는데 어떠한 계기로 인해 휠체어를 탄다면 그 관심과 사랑은 곧 호수공원의 휠체어를 탔던 그 남자분은 못내 그 자리를 떠나야하는 소외감은 바로 그의 몫이 분명할 것이다. 유모차와 휠체어 사이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보는가?

우리는 모두 같은 시선으로 봐주어야한다. 희망으로 사랑으로 도움으로 아장아장 어린아이의 걸음마를 곧 뗄 거라는 믿음으로 봐 주듯, 재활치료 후 다시 일어 설 거라는 그 남자분의 힘찬 걸음을. 그리고 유모차와 휠체어가 언덕이나 높은 문턱에 있다면 우리는 뒤에서 사랑의 시선으로 밀어 주어야 할 것이다.

유모차와 휠체어 사이에는 무엇이 있나? 둘 다 걷기가 어려워 두 바퀴에 몸을 싣는다는 것 외에는 없다. 단지 우리들의 상반된 시선과 감정 차이일 뿐일 것이다. 그사이에는 우리들의 관심과 사랑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이 글은 독자이신 성연초등학교 특수교사 윤현정님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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