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의 필수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TV, 에어컨, 냉장고를 비롯한 각종 가전제품은 요사이 인터넷, 음성인식, 인공지능 등 이른바 ‘스마트 가전’이라는 이름으로 나날이 새롭고 편리한 기능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또한 패스트푸드점과 영화관 등의‘키오스크’를 위시하여 여러 가지의 무인화 기기들은 우리 생활에서 각종 재화의 구매와 민원서류 발급 등의 과정에서 보편화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마트 가전’을 포함한 각종 전자기기의 급속한 일상화에는 여전히 진행형인 ‘코로나19 펜테믹’이 초래한 ‘비대면의 일반화’와 IT 기반 첨단기술의 결합이 가져온 산물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급속한 변화가 비장애인들과 함께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리 달가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각종 ‘키오스크’ 기기를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경우의 불편함은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어 그 불편함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진 바 있다.

이러한 불편한 ‘접근성 미비’를 완화 또는 개선에 대한 방안을 나름대로 말해 보고자 한다.

가장 우선적으로 ‘키오스크’와 ‘스마트 가전’을 포함한 각종 전자기기의 동작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기기 동작 시간에 일반적인 동작에 비해 20% 정도의 적절한 여유시간의 설정을 선택할 수 있는 이른바 ‘장애인 모드’ 또는 ‘느린 동작모드’를 두어 입력과정에서의 동작 시간의 제한으로 발생 되는 오류를 줄여 이용에 있어서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각종 국가고시에서 장애인 응시자에 주어지는 추가시간과 유사한 개념이다.

다음으로 ‘키오스크’ 기기의 대표적인 이용 약자로 시각장애인을 들 수 있는데 그 원인을 살펴보면 ‘키오스크’의 경우 화면을 통한 출력과 ‘터치스크린’ 기반으로 한 입력 시스템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시각장애인에게는 두 말이 필요 없는 최악의 ‘사용 환경’이다.

사용 환경에서 ‘정보 출력’ 면에서는 화면의 내용을 부가적으로 음성으로 출력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러한 ‘음성 대체 수단’을 제공하고 있는 사례를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금융기관의 ‘ATM’ 기기에 일반화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어폰을 활용한 기기의 이용 형태다.

시각장애인의 각종 전자기기 이용에 있어서의 또 다른 장벽으로 일컬어지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불편함의 경우 전자기기 자체에 ‘점자를 탑재한 버튼식 입력 장치’가 권고되나 허락되지 않는다면 ‘점자를 탑재한 키패드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다른 방안으로 전자기기에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하여 이용자의 필요시 이용자의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입력 동작을 실행하는 방안 또한 고려해 봄 직하다.

이러한 ‘장애인 모드’의 적용과 활용은 ‘스마트 가전’을 포함한 가전제품에도 ‘장애인 소비자’에게는 시급한 문제이다.

스마트 TV 등의 첨단 기능을 이용하고자 하면 대부분의 최신 제품은 기본적으로 초고속 인터넷망과 연결되어야 하고, ‘음성명령’을 통해 그 동작을 제어하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데, 언어에 장애를 지닌 경우 ‘음성명령’ 기반의 첨단 기능 활용에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럴 경우 대체 보완 수단으로 스마트폰의 일반적으로 탑재되어 있는 ‘TTS (Text to Speech)’ 기능을 적용하여 이용에 편리를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른바 ‘느린 동작 모드’를 적용함으로서 ‘가전 접근성’의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

개인 가전의 경우 터치스크린 입력방식에서의‘ 민감도’ 또는 ‘반응속도’도 장애인 소비자 개인에 적합하도록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컴퓨터의 대표적인 접근성 항목의 하나인 마우스 반응 속도 조절 기능과 유사한 개념이다.

향후에는 장애유형별 ‘장애인 모드’의 적용 또한 필요한 부분인데,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 소비자의 경우 ‘음성 안내’와 ‘동작음의 차이 및 고조’ 등에 의존한 가전제품의 활용을 선호하는 반면, 청각장애인 소비자의 경우 ‘문구’ 또는 ‘색상의 차이 또는 빛의 밝기 차이’에 의존한 동작을 선호한다.

이러한 장애특성을 고려하여 음성 또는 문구 등의 특정 기능을 강조한 기능을 선택함으로써 가전제품의 이용 편리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 모드’의 적용은 자연스러운 시청각 기능을 겪게 되는 노령층을 대상으로 하나 둘 선보이고 있는 이른바 ‘실버 가전’에서도 공통분모를 찾을 수도 있으며, 보다 넓게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이념과도 통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김경식 이사가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