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기맞춤훈련센터 김연심 센터장.ⓒ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기맞춤훈련센터

‘장애인’이 아닌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 무엇인지 아는가? ‘정상인’이 아니다. 바로 ‘비장애인’이다. 시력을 잃거나 시야가 결손된 ‘시각장애인’ 역시 ‘맹인’이 아니다. ‘언어장애인’ 또한 ‘벙어리’가 아니다.

지적 능력의 발달이 불충분하거나 불완전하고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능력과 사회생활 능력이 저하되어 있는 ‘지적장애’ 또한 ‘정신지체’라는 명칭이 장애인에 대한 무시라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2007년 ‘지적장애’로 변경되었다.

‘뇌전증장애’는 대뇌 세포의 과잉방전으로 의식 소실, 운동성 활동의 변화 등 여러 종류의 임상 증상이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나는 것을 말하는데, ‘간질장애’로 불리다 2014년 ‘뇌전증장애’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그렇다면 ‘장애우’와 ‘장애인’은 어떤가?

장애우는 실제로 미디어에서도 많이 등장하는 단어인데, ‘벗’이라는 의미를 가진 장애우라는 단어는 얼핏 들으면 매우 친근한 말 같지만 철저히 비장애인의 기준에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 낯선 사람과 친구가 되어야 할 것 같고, 스스로에게는 사용할 수 없는 의존적인 단어이다.

“나는 장애우입니다.”라고 하면 나 자신을 설명하기에 어설픔이 느껴진다. 나 자신을 ‘직장인’이라고 하지 않고 ‘직장우’라고 표현하는 사람은 없다. 이처럼 단어에 벗 우(友)가 들어가면 타인이 불러줄 때만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설령 남이 불러 준다고 해도 나이가 많거나 적은 사람 모두에게 친구라는 의미가 있는 ‘장애우’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장애인을 영어로 표현하는 단어를 한번 살펴보겠다. 예전에는 ‘handicapped’이라고 표현했다. 직역하면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이지만, 핸디캡은 ‘때로 모욕적, 불리한 조건이 붙은, 불리하게 만들다’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장애인을 낮추어 무언가 많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에둘러 표현했다는 의식이 퍼지면서 90년대 즈음 장애인 활동가들에 의해 ‘disabled’로 바뀌게 되었다.

장애인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장애를 넘어 ‘able’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할 수 있고, 무엇이든 가능한 존재이다. 휠체어를 타면 어디든 갈 수 있고, 보청기를 착용하면 들을 수 있으므로 제한된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생각없이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에 누군가는 상처받고 누군가는 마음의 벽을 닫아 버리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이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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