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전라북도에서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이하 장애인체전)가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오는 선수단과 응원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도내 음식점과 숙박업소 업주들은 자신의 업소에 휠체어 사용 장애인 등의 이용 시 업소 접근이 수월하도록 주출입구에 경사로를 만들거나, 고무나 나무 재질로 만든 발판을 비치해 장애인 체전 관계자들의 이용에 제약이 없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개별 선수단에서도 숙소 선정 시 주 출입구 접근이 수월치 않은 곳은 선수단 자체예산으로 직접 경사로를 설치하여 사전 준비기간을 포함하여 개최지에서 열흘 정도 머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도 했다.

그런데 장애인체전 폐막한지 한달도 안 된 지금의 모습은 어떨까?

개최지 주변 업소들의 경사로는 거의 대부분 찾을 수 없고, 주경기장이 위치해 있는 익산을 비롯해 도내 대부분의 업소들이 임시 설치한 경사로, 경사발판 등을 제거해 놓은 상태다.

전국장애인체전을 위해 숙박업소에 경사로가 설치됐지만 끝나자마자 철거됐다. ⓒ강민

숙박업소 밀집지역에서, 먹자골목에서 또 다시 개최 이전의 모습으로 업소 진입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바뀐지라, 장애인이 여행 오기를 꺼리는 지역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임에도 관련 지자체는 업주의 자율이지 강제할 수 없는 사항이라 이야기한다.

또 업주들은 장애인 고객들이 오지 않으니 다른 비장애 고객들의 출입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경사로 설치한 선수단에서 다시 되 가져갔다는 이유 등을 든다.

그렇게 '계단 없는 곳'에서 다시 '계단 있는 곳'으로 바뀐 장애인체전 개최 지역의 모습에 장애인체전으로 인해 전북도를 방문하고 너무 좋아서 재방문한 장애인 여행객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장애인 여행객들도 여수 오동도도 가보고 싶고, 남원 지리산도 가보고 싶고, 군산 선유도도 가보고 싶지만 제일 먼저 드는 여행객들의 최대 고민은 여행경비도 교통편도 아닌, '어디서 밥을 먹고 어디서 잠을 잘 수 있을까'의 고민이 제일 클 것이다.

숙박업소에 단차를 없앨 목재 발판이 설치된 자리엔 발판이 없어지고 위에 선수단 환영 현수막만 나부낀다. ⓒ강민

1년 전, 한 숙박업체 검색 앱 운영회사에서는 장애인 숙소 검색 기능을 추가하여 장애인들이 여행할 때, 접근 가능한(주 출입구, 화장실 등)업소 검색이 가능하도록 메뉴를 개발해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장애인 접근 가능한 업소가 전체 숙박, 음식업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검색기능이 무의미하지 않을까?

난, 무엇보다 업주들의 인식개선이 우선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라도 한국 음식업, 숙박업중앙회 등은 회원 업소에 관련 공문과 홍보 활동 등을 펼쳐 누구나 이용 가능한 업소들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부탁한다. 아울러 지자체 관련부서에서도 이와 관련한 불편한 사항들이 개선되도록 노력해 줄 것을 부탁하는 바이다.

*정의당 장애평등강사 강민님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공고}2019년 에이블뉴스 칼럼니스트 공개 모집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