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잡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재익 소장.ⓒ에이블뉴스DB

여태까지의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기존의 재활시스템은 현재 중증장애인의 고용목표를 성공적으로 충족시키는 데 있어 많은 난관에 부딪치고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자립생활 이념에 바탕을 둔 IL센터는 직업적 가능성이 없다고 보았던 중증장애인들이 고용이라는 목표에 빈번히 의미 있는 기여를 해왔다는 것은 이 시점에서 중요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

IL센터의 특징은 첫째, 고용주 자체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인식차원에서 중증장애인에 대한 높은 고용의지를 가질 수밖에 없다.

둘째, IL센터는 중증장애인이 지닌 강점을 활용해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중증장애인근로자를 필요로 한다.

셋째, 중증장애인 고용에 있어서 IL센터가 지니는 또 다른 장점은 장애인지적 조직문화에 있다. 넷째, IL센터는 장애인지적 직무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갖고 있는 IL센터는, 기존 노동시장에서 배척당했던 중증장애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며, 중증장애인 인재의 능력이 가장 극대화되어 발휘될 수 있는 직종이다.

예를 들어, 재가중증장애인을 지역사회로 이끌어내는 동료상담 업무는 중증장애를 가지고 고된 삶을 살아온 장애동료가 역할모델로 다가갈 때 가장 높은 업무효과성을 가져올 수 있으며, 권익옹호 등 지역사회변화를 주된 사업항목으로 설정하는 IL센터의 조직특성상 지역사회변화의 필요성을 가장 절실하게 체감하는 중증장애인을 직원으로 고용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

또한 근로지원인 제도의 도입은 중증장애인의 원활한 직무수행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IL센터와 중증장애인의 특징을 무시한 채, 계속 무한경쟁 속에 넣고 IL센터들끼리 경쟁을 시켜 점차 중증장애인들뿐만 아니라 장애인 전체가 급속도로 IL센터에 남아있기 어려워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이라도 보건복지부는 장애인복지패러다임의 전환을 인정하고 장애인복지법을 개정하여 제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IL센터는 일반사업장에서 생산성 저하요인으로 여기는 중증장애인의 장애특성들, 예를 들어 느린 속도, 늦은 출근시간, 긴 화장실 이용, 욕창 휴가 등을 이해하며 자연스러운 장애문화적 요소로 받아들인다.

또한 IL센터는 중증장애인의 고용을 의식적으로 전제하며, 중증장애인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통근의 편리성임을 인식하기 때문에 일층이나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에 입주하려는 노력을 경주한다.

즉, IL센터는 그 어떤 직종보다도 중증장애인 직업생활의 편의성을 높이고 중증장애인이 근무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으로 봤을 때, 자립생활 이념에 따라 중증장애인 당사자들에 의해 설립된 IL센터가 중증장애인들이 일할 곳으로는 최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중증장애인 당사자의 직업화를 위한 두 가지 방안을 제안하기로 생각했다.

먼저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가 MOU를 체결하고, 먼저 직업능력개발센터에서 신변처리가 안 되는 최중증장애인들이 직장 내에서 활동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먼저 개방하여 최중증장애인들이 6개월~1년 간 IL센터에서 수행하는 직무에 대해 직업능력개발센터에서 직업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노동시장에서 배제되어 고용이 어려웠던 최중증장애인들의 고용창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 다음 방안으로는 ‘중증장애인 자립생활(IL)인턴제’ 도입이 필요하다. ‘중증장애인 IL인턴제’도입은 전국 200개 IL센터에 1년 단기인턴 방식으로 중증장애인 3명을 고용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자립생활고용지원금’이라는 명칭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이는 중증장애 특성상 업무처리능력의 부족, 경력(career) 부족 등 기존에 중증장애인 고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언급된 문제들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IL센터 측면에서는 인턴경험을 통해 숙련된 중증장애인을 발굴하여 IL센터에 직접 고용할 수 있으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신변처리가 어려운 신체적 중증장애인에게도 직업훈련을 시킬 수 있고 고용도 이끌어낼 수 있게 돼 매년 중증장애인 고용률을 일정량 올릴 수 있다.

그리고 중증장애인 당사자들에게는 직업경험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증장애인 IL인턴제’에 소요되는 예산을 산출해보면, 1년에 신규고용인턴 3명에 대하여 각 120만원의 급여를 지급할 때 총 예산은 86억 4천만 원(3명X 200개소 X 12월 X 1,200,000원)으로 100억에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방안은 예산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 중증장애인들의 직업훈련 및 고용효과는 클 것으로 사료된다.

IL센터에서 일하는 중증장애인당사자의 직업화는 직종개발 측면뿐만 아니라 중증장애인의 사회통합적 측면에서도 큰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꼭 필요하며 매우 중요하다. 이 내용을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중증장애인 당사자 : IL센터 내의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여 직무수행 능력을 쌓아 취업으로까지 연계가 가능.

• IL센터 : 중증장애인을 인턴기간 동안 일을 배우게 하여 1년 간 살펴보면서 숙련 된 중증장애인을 발굴해 낼 수 있음. 이로 인해 1년 후 센터에 직접 고용도 가 능해져 중증장애인의 취업 고용에 효과가 크다고 봄.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 지금까지 신변처리가 어려운 신체적 중증장애인에게도 직 업훈련을 시킬 수 있고 고용도 이끌어 낼 수 있게 돼 매년 중증장애인 고용률을 일정량 올릴 수 있게 됨.

또한 현재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약 200개 정도의 IL센터에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을 자립생활고용지원금을 통해 신규고용으로 유도한다면 매년 많은 양의 고용을 창출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중증장애인의 고용 확대가 가능해질 것이다.

정부는 취업가능한 중증장애인이 고용을 통한 경제적 자립을 이룸으로써 완전한 자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중증장애인에게 적합한 다양한 직종을 개발하고, 중증장애인의 고용을 다각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굿잡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재익 소장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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