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발달장애이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안 주려면 엄마가 함께 학교에 있어야 했다. 엄마는 산후후유증으로 몸살을 자주 앓고 있음에도 일반 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를 돌보기 위해 식은 땀을 흘려가며 보조 교사를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몸이 아파서 하루를 쉰 다음 날 학교에 갔다가 아이들이 딸아이를 놀렸다는 말을 듣고 보조 교사를 그만두었다.

동생과 함께 집 앞 놀이터에서 놀고 오라고 내보냈는데 5분도 안 되어 말을 안 한다고 남자아이들이 아이 머리에다 흙탕물을 부었다.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들어온 일들 외에도 숱한 일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엄마는 딸아이가 말을 못 해서 힘든 것보다도 그런 경험들이 더 마음이 아팠다.

특수학교 전공과를 졸업하고 전문 시설에서 지냈으나 언어가 안되다 보니 시설에서 생활하기조차도 어렵다. 시설에서는 아이의 행동에 대해 왜 그랬냐고 묻기보다는 잘못한 것에 대한 지적과 꾸짖음이 앞서게 되고 딸아이 또한 행동하게 된 속마음을 표현을 못 하니 억울하게 혼날 일이 많았다.

엄마조차도 이유를 나중에 알고 조금만 참을 걸 할 때가 많기 때문에 그러한 사정은 이해는 한다. 하지만 문제가 거듭되면서 딸아이도 힘들고 시설도 힘들어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엄마는 딸을 전문 시설에서 데리고 왔다.

딸 아이는 기억력이 뛰어나다. 파워포인트 문서 작성법을 알려 줬더니 이것저것을 만들기도 한다. 쥬얼리의 데이트 노래 듣기를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Tab을 줬더니 장르를 가리지 않고 노래를 따라 부른다.

노트북을 사달라고 해서 사줬더니 열심히 일기도 쓰고, 하고 싶은 말도 워드로 작성하고 출력도 한다. 엄마는 딸아이가 장점이 더 많은 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정도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한다.

딸아이가 항상 엄마와 함께 있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알기 때문에 일을 해야 할 때 엄마는 미리 설명해 준다. 딸아이도 한 번씩 짜증은 내지만 엄마가 일할 때는 혼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기 할 일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한 번씩 엄마에게 차도 타다 주고 엄마 식사도 챙기기도 하는 배려 많은 딸이기도 하다. 그 엄마와 딸이 보통의 가족처럼 서로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기를 바란다.

*이 글은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최순자 원장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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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칼럼니스트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을 운영하며 대학에서 아동심리, 발달심리, 부모교육 등을 강의하고 있다. 상담심리사(1급)로 마음이 아픈 아이와 어른을 만나기도 한다. 또 한 사람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애착형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부모교육 강사로 이를 전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에 관심이 있다. 세계에서 장애통합교육을 잘하고 있다는 덴마크, 싱가포르 학자 외 일본, 헝가리, 인도 학자들과 국제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아이 발달은 아이들이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 역할이 중요성을 인식, 박사논문은 아이발달과 부모 양육태도와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유학 7년)을 비교했다. 저서로는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역서로는 ‘발달심리학자 입장에서 본 조기교육론’ 등이 있다. 언제가 자연 속에 ‘제3의 공간’을 만들어,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으며 글 쓰면서, 자신을 찾고 쉼을 갖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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