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룸센터 화장실 안의 모습.화장실 옷걸이가 높게 달려있다.ⓒ에이블뉴스

평균 147.5cm의 대한민국 0.1%를 차지하는 저신장장애인. 그들은 오늘도 많은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난쟁이’라는 차별적 편견, 6급의 장애혜택 부족, 높은 의료비 등으로 고통 받고 있지만, 그들에게는 숨은 1cm의 또 다른 문제점이 존재한다. 바로 버스를 탈 때, 화장실을 갈 때의 편의시설이다.

기자도 160cm 미만 대한민국 여성 평균 이하의 키를 갖고 있다. 때문에 버스를 탈 때나 지하철을 탈 때 하이힐을 ‘장착’하지 않은 날에는 손잡이에 팔뻗기가 여간 힘겨운 것이 아니다. 벌서는 것처럼 팔을 뻗고 있는 나의 모습을 지하철 창문으로 볼 때면 애처롭기 그지 없다.

그렇다면 기자보다 평균키가 10cm 이상 작은 저신장장애인들은 어떨까. 그들에게 손잡이는 ‘남 일’과도 같다.

목발을 짚고 있고 있거나, 임산부의 경우 대부분의 승객들은 그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한다. 그러나 저신장장애인들에게는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그들을 위한 낮은 손잡이 또한 없다. 그저 구석에 버팀목 없이 서서 사람이 빠지길 기다릴 뿐이다.

공중 화장실은 어떨까. 공중 화장실 칸 안에는 가방이나 옷을 걸 수 있게끔 작은 옷걸이가 문에 붙어있다. 기자의 경우도 까치발을 들어서 옷과 가방을 건다.

심지어 장애인들이 많이 이용한다던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화장실 또한 옷걸이는 높게 달려있었다. 나 또한 걸치고 있던 가디건을 옷걸이에 걸으려고 했지만, 까치발을 살짝 들어야했다.

작은 키의 저신장장애인들에게는 옷걸이에 옷을 걸기가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이 더러운 바닥에 가방을 두고, 찜찜한 용변을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것 뿐이겠어요?”라며 그저 웃으며 넘긴다. 어느새 스스로들도 차별에 익숙해진 모습들이다.

누구도 소수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기울인다면 0.1%의 소수자들도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옷걸이를 조금만 낮춰준다면 저신장장애인들도 옷을 걸고, 가방을 걸 수 있지 않을까. 또, 버스 손잡이나 지하철 손잡이를 조금만 낮춘다면 그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편의시설 고려는 저신장장애인은 물론 키가 작은 사람들, 아동들에게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사회적 편견에 스스로 움츠려 드는 저신장장애인들, 스스로도 피해의식에 마음을 열지 못 하는 그들이 차별에 익숙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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