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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축사는 ‘ok', 의견수렴은 '뒷전’

빈자리 씁쓸했던 ‘장애인계 공약 발표장’ 모습

새누리·민주·새정치 부재한 토론석, ‘소통’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3-06 17:49:58
오는 6월4일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장애인계가 공약을 제안하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여야 정당 정책관계자들의 빈자리가 너무나 아쉬웠던 순간들이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는 6일 ‘장애인 자립생활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 ‘2014 자립생활(IL)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 이어진 전체회의는 정당에 전국동시지방선거공약을 제안하는 자리였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원종필 사무총장이 10대 장애인계 공약, 굿잡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재익 소장의 자립생활을 위한 고용지원 정책 공약 등을 발표했다.

원 총장이 발표한 10대 공약은 ▲장애인 인권 영향 평가 실시 ▲조례 정비 및 제·개정 ▲장애인 직업시설 증설 ▲장애인 전담부서에 장애인 당사자 고용 ▲장애인 긴급 활동지원 및 위기센터 운영 ▲탈시설 지원 및 체험홈 확대 설치 운영 ▲저상버스 및 특별운송체계 확립 ▲장애인 수당 및 연금 확대 ▲주거복지, 주택개조 활성화 ▲공공 서비스 웹접근성 보장 등이다.

김 소장도 장애인 고용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IL인턴제 시범사업 실시 ▲지자체의 근로지원서비스 지원 ▲중증장애인의 실업수당제 도입 ▲최저 생계비 이하인 보호작업장에 대한 소득 지원 ▲중증장애인 동료상담가 양성 및 파견사업에 중점 등의 근로유인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앞서 기자회견, 언론보도 등을 통해 장애인계에서 문제제기를 해왔던 부분들이라 장애인당사자들에게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들이 회의장에 참석해 듣고 싶어 했던 것은 이를 공약으로 반영할 정당들의 의견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의당 좌혜경 정책실장을 제외한 3개 정당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좌장을 맡은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용득 교수는 “각 당에서 나오기로 돼있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모든 당을 대표해서 정의당이 나왔다”고 첫 시작을 알렸다.

이에 컨퍼런스 담당자도 “새누리, 민주, 새정치, 정의당 4곳에 섭외를 했지만, 참여는 정의당만 하게 됐다”며 “새누리쪽은 답이 없었고, 새정치와 민주는 참석을 못 하겠다고 알려왔다”고 귀띔했다.

1시간 전, 1부로 진행된 기념식에 각 당 의원들이 참석해 “중증장애인 분들을 응원합니다”라는 그럴듯한 축사를 진행한 것과 너무나 다른 양상의 모습이었다.

이날 유일하게 참석한 좌 정책실장은 정의당의 장애인 정책목표로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통합’을 설명하며, 우선 정책과제로 3가지를 꼽았다. 지역 사회서비스의 대폭적 확대, 장애인 노동권 보장, 장애인 정치참여 보장 등 3대 정책과제.

그러나 여기가 끝이었다. 정작 장애계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새누리당, 민주당 여야 양 당의 관계자는 찾을 수 없었다. 민주당의 경우는 2쪽 가량의 토론문으로 참석을 대신했다.

민주당은 “민주당 제1의 공약은 ‘공약을 파기하지 않겠다’”는 제목으로 무려 11가지의 정책 추진을 내세웠다.

그 내용을 보면 ▲장애등급제 폐지 및 종합적 지원체계 구축 ▲대통령 직속의 국가장애인위원회 설치 ▲장애인 소득보장 확대 ▲자립생활 지원으로 장애인 정책 전환 ▲장애인 일자리 확충 및 고용활성화 ▲장애인복지사업 국고환원 ▲장애인활동지원 24시간 보장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 특성에 맞는 정책 및 지원체계 마련 ▲장애인 교육권 보장 ▲방송접근권 확보 등이다.

민주당은 자료를 통해 “이상의 공약은 오래전부터 민주당이 추진해온 것으로서 당연히 이번 지방선거는 물론 향후 주요 선거마다 핵심 공약으로 채택될 것”이라며 “공약파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요즘 민주당 제1의 공약공약을 파기하지 않겠다는 공약이다”라고 설명했다.

자료 속 공약만 보면 너무나 훌륭한 공약이었다. 장애계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내용 대부분이 들어가 있고 “공약을 파기하지 않겠다는 것이 공약”이라는 문구로 공약 이행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공약을 제안하는 자리에 직접 참석해 그들의 의견을 피드백하는 시간을 갖지 못 한 데 기자는 너무나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피드백을 하지 않은 채 어떠한 좋은 공약을 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자료조차 준비하지 않은 새누리당은 더욱 말할 것도 없다.

이 같은 ‘빈자리’와 관련해 민주당 서울시의회 이상호 의원도 “새누리당, 민주당 관계자가 나오지 않았다. 나도 민주당이지만 너무나 부끄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 정당이 보여준 ‘빈자리’가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선거에 임박해야만 장애계 진영을 찾고, 정책 협약을 맺고 지키지도 못 할 공약을 쏟아낼 것인가.

“일자리, 교육, 생활안정 등 모든 면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 “장애인이 행복한 세상, 장애가 어떠한 장벽도 되지 않는 진정한 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그들의 ‘꿀’ 발린 축사. 장애인들이 어떻게 이들을 믿고 표를 던질 수 있을지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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