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대기업의 회장이 치료를 받아 화제가 된 적이 있는 M.D 앤더슨 암센터나 메이요 클리닉 등 미국내의 몇몇 유명 종합 병원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의료비때문에 우리같이 평범한 국민들이 이용하기가 쉽진 않지만 뛰어난 의료 시설이나 기술때문에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것 같다.
그에 반하여 정작 미국사람들이 박애주의의 표상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슈라이너 병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예방 백신이 개발되기 전이라 소아마비가 기승을 부리던 1900년대 초에 소아마비로 인한 장애아동들을 치료하고자 1922년 미국 남부의 루이지에나주의 Shreveport 에 처음으로 슈라이너 병원이 생긴 후 약 22개의 병원이 멕시코와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지역에 설립되어 소아정형외과를 전문으로 현재까지 약 65만 여명의 환자를 전액 무료로 치료했다고 한다.
자선 병원이라는 선입관 때문에 그 병원의 시설이 좋지 않고 의료기술이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나 필자가 1년간 그곳에 머물면서 본 바로는 소아정형외과 영역에 관한 한 최고의 의료시설과 의료진들이 그곳에 있었고 병원 직원 모두가 환자들을 정성껏 돌보며 치료하고 있었다.
2001년을 기준으로 한 22개 병원들의 일년 예산이 자그마치 미화 약 5억 6천 7백만불이고(우리 돈 약 6천 5백억원) 기부로 형성된 기금이 총 80억불(약 9조원)에 달하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돈이 주 정부나 국가의 지원이 아닌 개인의 기부금과 자원봉사 활동으로 장애 아동들을 위해 모금된 것이라 하니 정치자금으로 몇 백억대의 돈이 왔다갔다 하는 우리 현실을 생각하면 부러울 뿐이다.
지금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제때 치료를 못받아 장애의 정도가 심해지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에도 슈라이너 병원 같은 의료기관이 한 곳쯤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