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행사를 위한 슈라이너의 퍼레이드.

슈라이너 병원의 현관 입구를 들어서면 꽃병처럼 생긴 길쭉한 모자를 쓰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는 인상좋은 할아버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은 트럭 운전사, 사무원, 군인, 의사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며 시간을 내어 병원에 나와 환자 이송이나 병원 안내 등 굳은 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출발은 뉴욕의 유명한 배우였던 플로렌스와 의사인 플레밍이 1872년 작은 모임을 결성한 후 규모가 서서히 커지다가 1920년에 켄드릭이란 사람이 당시 돈으로 1년에 2불씩 기부를 받아 장애아동들을 위한 병원을 세우자고 제안한 후에 지금까지 그 뜻을 같이 해오고 있는데 그수가 무려 50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의사들의 경우 1980년대 까지만 해도 슈라이너 병원의 의사들 대부분은 무보수로 파트타임 자원봉사를 하였으나 최근 20여년 동안 여러가지 사회여건의 변화로 인하여 월급을 받는 봉직의사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슈라이너 병원에는 자원 봉사를 하는 의사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자신의 휴가를 이용하여 의료시설이나 기술이 낙후된 제3국으로 자원봉사를 떠나는 슈라이너 병원의 의사들이 일년에 약 4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부터 몇몇 뜻있는 개업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무료검진이나 몽골 등 제3국으로 의료인들이 직접 나서는 의료자원봉사가 활발해져 의약분업이후 다소간 침체된 의료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 곳곳에 의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고 특히 사랑받아야할 아이들이 선천성 기형 때문에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채 미국이나 유럽으로 입양되는 현실앞에서 과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되돌아 보게 한다.

부산에서 태어난 박수성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에서 소아정형, 사지기형교정 및 뇌성마비 담당교수로 재직중이다. 장애 아동에 대한 배려가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치는 현실에서 다리에 생긴 기형이나 뇌성마비로 인해 보행이 힘든 이들을 치료하여 장애의 정도를 최소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이 칼럼을 통하여 장애와 연관된 여러 질환들에 대한 유익한 의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 또는 그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한다. ◆ 홈페이지 : www.hib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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