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다. 나는 아이를 키우는 장애여성 엄마로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그릇 된 고정관념에 대해 하고싶은 말이 있다.
엄마가 장애여성일 경우 사람들이 아이에게 철칙과도 같이 강요하는 게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너는 엄마 말을 무조건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도 은근히 강요되고 있다. 이것은 비장애 엄마를 둔 아이들 보다 몇 배로 더 강요되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아이들은 부모 말을 잘 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왜 장애엄마를 둔 아이들에게 더욱 크게 강요되어져야 하는가?
이것은 비단 주변 사람들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여성 엄마 스스로도 이러한 고정관념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몸이 이러니까 저 녀석은 내 말을 잘 들어야 해"라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싶다. 장애여성 엄마들이여! 그건 정녕 아닌 것이다. 그 아이가 제대로 된 인격체로 커나가기 위해서 엄마 말을 잘 들어야지 왜 엄마의 몸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아이의 정신세계에도 마이너스로 작용함을 엄마와 주변 사람들은 빨리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무조건 풀어줘서 키우라는 것만도 아니다. 따끔하게 할 때는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나 거기에 엄마 몸이 이래서라는 것을 절대 개입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말만 안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엄마가 그런 의식도 갖지 말아야 한다.
엄마가 말하지 않아도 아이에게는 엄마의 의식세계가 그대로 전달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타인들은 바라건데 "엄마 몸이 이러면 네가 엄마한테 잘해야지!"라는 식의 발언들을 제발 삼가주기 바란다.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의 장애만을 부각시켜 절대복종만을 강요한다면 아이는 그야말로 자신의 욕구불만을 밖에 나가서 터뜨리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학교 생활에도 지장을 초래하여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이야말로 가장 우려하는 왕따의 지름길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한 상황이 된다면 사람들은 그 또한 장애 있는 엄마와 결부시켜 생각할 것이다. 엄마가 몸이 저러니 애가 어긋나갈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수근대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아이의 문제로만 바라봐 주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 아이는 벌써 나하고 대화가 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선 대화를 한다.
너의 이러한 점은 대단히 잘못이라고 말을 해도 못 알아들으면 그 때는 잘못을 일깨워주기 위해서 매를 든다. 그러나 나 역시 감정의 동물이기에 언제나 이성적일 수만은 없다
앞뒤 생각 않고 손이 먼저 올라갈 때가 많이 있다. 그러면서도 잊지 않으려 하는 것은 우리 아이에게 "엄마가 몸이 이런데"라는 수식어를 빼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장애여성이 키우는 아이가 잘 자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그동안 우리들이 갖고 있던 장애여성 엄마를 둔 아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뜨리자. (장애여성 엄마 자신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