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 글을 쓰고 싶다. 편안한 상태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엮어나가고 싶다.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난 요즈음 바빠서 일기도 제대로 못쓰고 스케줄을 잡기위해 메모만 하고 있을 뿐이다.

작년 7개월 동안 어떻게 글을 썼는지 내가 의문스럽다. 지금 그렇게 하라고 그러면 못할 것이다. 여유가 없는 상태가 지속이 되고 밤마다 효창공원으로 야깅하러 다녔던 나였는데 집에 늦게 귀가해서 바로 쓰러지면 아침이다. 그리고 일보러 나가야 한다. 사람 만나는 시간, 지하철에서 멍하니 있다가 정신차리고서 오늘 해야 할일이 무엇인지 누굴 몇 시에 만나야 하는지….

머리가 복잡하기만하다. 힘들었던 과거가 그리울 때도 다 있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머리 식힌다고 탁구 치러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려 고스톱도 치고 맥주 한잔에 노래방도 가고 그랬는데….

그 땐 정말 아무 생각없이 단순하게 살았다. 오히려 그 때가 좋았었는데. 아니다. 지긋지긋했다. 이렇게 바쁜게 좋은 것이다. 건강이 문제이다. 내가 누리지 못한것들 전부 누리면서 살고 싶다. 내가 얼굴때문에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못했던 것들, 하고 싶어도 못할 수밖에 없었던 것들, 모두 다 하고 말것이다. 이제부터 새로운 내 인생은 시작된 것이다.

김광욱씨는 현재 한국빈곤문제연구소 비상근간사로 일하고 있다. 1살때 연탄구덩이에 떨어진 장난감을 주으려다 구덩이에 머리부터 빠지는 바람에 화상장애인이 됐다. 그는 조선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학원강사 등으로 취업을 하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그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능력때문이 아니라 얼굴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해 정부과천청사앞에서 화상장애인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1인시위에 나서는 등 화상장애인 인권확보를 위해 세상과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그는 또 지난해 5월부터 테스란 이름으로 취업전문 사이트 인크루트에 취업실패기를 연재한 적이 있다. 그 사이트에 올린 180여건의 경험담은 최근 '잃어버린 내 얼굴'이란 제목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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