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는 장애인차별 금지를 위한 장애인복지5개년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장애인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데 다른 사람들이 쉽게 알지 못하는, 그러나 너무도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차별 당하는 것은 너무도 많다. 이는 단지 한 장애인에게 상을 주고, 공적을 치하하는 생색내기 행정보다는 장애인으로 이 땅을 살아갈 때 숨을 쉬듯이 편하게 거칠 것이 살아가게 하는 정책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본인은 1997년부터 장애아전담보육시설을 운영해 오고 있고,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아래 장보협) 회장을 맡고 있다. 이 일을 책임지면서 장애아 조기재활 뿐 아니라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가정이 감내해야 할 어려운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실감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장애아동의 보험가입 문제이다.

보건복지부 보육사업안내책자에는 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모든 아동은 상해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대단히 중요한 정책이라고 사려된다. 그러나 이 정부의 지침도 보험회사의 약관에 의해서 거부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알고 있는지. 또한 장애아동을 양육하면서 살아가는 장애아동 부모들은 가정이나 친척의 힘으로 예기치 않는 모든 일을 예비할 수 없기 때문에 장애아동을 위한 보험을 들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러한 보험상품을 찾지 못해서 또다시 좌절하는 일을 보곤한다. 여기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

본인이 운영하는 시설도 1998년도부 모 보험회사에 상해보험을 유아교육기관종합보험을 통해서 가입하였다. 그러나 2001년도에 심각한 내용을 전달받았다. 앞으로는 장애아동의 상해보험을 들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이유가 무엇인가? 사실 모 보험회사 직원은 장보협이 주최하는 대회에 와서 자신의 회사로 상해보험을 가입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을 가입을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고, 그 이유는 한 군데 시설에서 보험금을 과다하게 지급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보험회사가 자선사업기관이 아니고 영리적인 기관이라는 사실에 동의한다. 그러나 영리만 추구하고, 모든 보험계약자의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여 안심할 수 있는 일에 책임을 지지 않겠다면 그동안의 보험회사의 상품선전과 홍보는 모두 사기에 해당된다. "당신은 암에 걸릴 수 있읍니다. 그러나 암 보험에 가입하시면..." 이런 유의 홍보는 모두 사기극에 불과하다. 허나 지금까지 모든 보험회사는 영리 추구 뿐 아니라 사회보장적 기능도 다했다고 인정하고 있다.

본인은 그래서 이를 청와대에 민원을 올렸다. "장애아동의 상해보험 가입을 명령만 하지말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청와대는 금융감독위원회로 이관하였고, 금융감독위원회 담당자와 수차례 통화를 하였다. 그리고 그 담당자는 민원을 취하하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관계회사와의 조정을 책임지겠다고 답하였다. 그의 요청대로 민원을 취하하고 관계보험회사 담당자와 통화를 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조취는 보험계약을 연장하는 선에서 매듭을 맺었다. 본인은 이러한 내용인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모든 장애아동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시정된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몇 달 가지 않아 무너지고 말았다. 인천에 있는 장애아전담보육시설에서 복지부에 민원을 낸 것이었다. 그 이유는 기존에 가입을 했던 보험회사에서 계약연장을 못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내용에 대하여 복지부도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회사들은 모두 장애아동은 정신폐질자에 해당되므로 보험가입을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애와 정신폐질자와 동일하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보험은 무기여가 아니라 기여한 내용에 근거하여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동시에 보험은 보험을 반드시 필요로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장애아동이라고 해서, 장애인이라고 해서 보험가입을 불허한다면, 이것이 장애인 차별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직도 장애아동을 보육하는 모든 시설장들은 정부의 지침을 위반하는 범법자가 되고 있다. 상해보험 뿐 아니라 다른 보험도 장애아동과 가족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애인 보험가입금지는 장애인 차별 바로 그것이다. 이는 해소되어야 한다.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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