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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감면 하이패스 장난하는 겁니까?

일반 단말기에 위치추적 할인, 장애인 사용 후 불편 ‘수두룩’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9-15 15:04:39
톨게이트 하이패스 모습.ⓒ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톨게이트 하이패스 모습.ⓒ에이블뉴스DB
한국도로공사는 지문을 사용하기 어려운 장애인감면 하이패스 단말기를 이용하여 고속도로 통행료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일반 하이패스 단말기를 사용하도록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장애인 확인은 미리 등록된 장애인 개인 소유의 스마트폰 위치 추적을 통하여 톨게이트 통과 사실을 확인하여 할인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장애인 하이패스 감면 방식은 장애인의 개인정보가 수집되는 관계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하여 한국도로공사는 당시 두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종전의 지문 인식 방식의 감면 하이패스 단말기를 병용하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가 염려가 되면 기존의 지문인식 하이패스를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장애인 당사자들로 구성된 실증팀을 구성하여 8월부터 10월에 사용을 해 보고 문제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8월에 실증팀 모집을 하였으나 실증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8월부터 미리 일반 하이패스 단말기 판매를 시작하였다. 문제가 있다면 보완은 하겠으나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일반 하이패스의 위치 추적 방식은 반드시 도입하겠다는 의미다.

일반 하이패스 판매자들에게 장애인에게도 판매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밀어붙일 수밖에 없었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먼저 건너놓고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지체장애인 A씨는 하이패스 단말기 수명이 다 되어 새로이 지문인식 하이패스 단말기를 구입했다. 주민센터를 방문하여 지문을 등록하려고 신청을 하였더니 담당 공무원이 굳이 지문인식을 하는 번거로운 하이패스를 사용하려고 하느냐며 적극적으로 일반 하이패스 단말기를 권했다.

지문인식은 지문정보가 단말기에만 있어 개인 생체정보가 수집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 하이패스의 위치 추적은 개인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어 염려되었으나, 공기관이 하는 것인데 믿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안심시켰다. 사실 주민센터에서는 지문인식을 하지 않으면 담당 공무원의 업무도 간편해져서 귀찮은 일이 줄어드는 것이었다.

A씨는 지문인식 하이패스 단말기를 반품하고 구입비를 더 들여서 다시 일반 하이패스 단말기를 구입하여 장착하고 고속도로를 주행한 다음, 두 가지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첫째는 톨게이트를 지날 때마다 문자로 어느 지역을 통과했는지 일일이 알려준다는 것이다. 부정 사용한 것이 있는지 본인에게 통보하는가 보다 했다. 그런데 계속해서 문자가 날아오니 귀찮아졌다. 지문인식 감면 하이패스 단말기는 지원금이 있어 가격이 위치추적 하이패스 단말기보다 저렴하였다. 도로공사가 지원금을 절약하려고 적극 권유한 것인가 싶기도 했다.

한번은 민자도로를 이용하였는데, 문자가 날아오지 않았다. 이제 그만 오나보다 했는데, 민자도로는 할인이 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문인식 감면 하이패스는 할인이 되는데, 위치추적 하이패스 감면 단말기는 왜 민자도로에서 할인이 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아직 그런 방식을 통보받지 않았고, 앞으로 적용을 한다면 시스템 프로그램을 고쳐야 한다며 제도가 적용되기 전까지는 할인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더 편리한 방식이라며 권유를 해 놓고 할인을 해 주지 못한다고 하니 화가 치밀었다. 준비가 덜 되었다면 준비를 완비하고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맞는 것이며, 할인이 일부 안 된다는 사실은 사전에 알려주기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슨 장난을 치는가 싶었다. 할인을 줄이려고 새 제도를 만든 것인가 싶었다.

지문인식 하이패스 단말기의 할인은 즉시 할인이 된다. 할인된 금액만 충전된 금액에서 인출되거나 후불제인 경우 할인된 금액만 청구된다. 그런데 위치추적 하이패스 단말기를 장착한 경우에는 할인되지 않은 금액이 인출되었다. 매달 15일에 지난달 이용한 금액의 할인을 받지 못한 금액은 정산하여 환불을 해 준다. 일일이 톨게이트를 지날 때마다 금액이 얼마인지 문자로 통보한 것을 모아서 제대로 정산되었는지 15일에 합산하여 맞추어 보아야 한다.

시각장애인 B씨는 도로공사에서 온 문자를 모아서 정산하기가 어려워 아내에게 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아내가 몇월 몇일에 왜 천안을 갔느냐, 몇월 몇일에 왜 원주에 갔느냐며 질문했다. 개인적인 이동을 일일이 아내에게 해명하는 기분이 들었다. 만약 같이 간 사람이 이성이면 변명하기도 어려워서 의심을 받거나 부부싸움을 하기 일쑤겠구나 싶어서 문자를 남에게 절대 보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섯 살의 지적장애 자녀를 둔 부모 C씨는 장애인 당사자의 스마트폰으로 위치추적을 해야 한다기에 아이의 명의로 스마트폰을 새로이 구입했다. 아직 어려서 스마트폰이 필요하지 않는데 위치 추적을 해야 한다니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의 위치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고, 스마트폰의 위치를 추적하는 것이라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도 않은 아이의 폰을 구입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어차피 폰은 차량에 두고 다닐 것이고 아이가 탑승을 하건 하지 않건 간에 스마트폰은 차량 안에 있을 것인데, 부정을 막을 수도 없으면서 스마트폰 장사를 돕기로 한 것이 아니라면 왜 구입하여 돈을 낭비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새로 구입한 스마트폰의 기본요금을 내고 나니 할인받는 것보다 더 금액이 많았다.

익월에 환급해주는 제도는 제도가 후퇴한 것이다. 돌려줄 돈을 왜 받아 두었다가 다시 정산하여 돌려주는 행정력을 낭비하는지 모를 일이다. 도로공사가 적자 운영을 하니 잠시라도 돈을 맡아 이자라도 늘릴 생각인가 싶다. IT 강국이라면서 즉시 정산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후불 정산 방식에서 이의가 있을 경우, 일일이 위치추적 결과를 대조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일정 기간 도로공사장애인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개인정보 동의를 받으면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법적으로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용하려면 동의하는 것이 무슨 선택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복잡한 절차와 서식만 난발하는 결과가 된다. 그리고 정산이 맞는지 한 달 동안의 문자 메시지를 모두 보관하고 계산하는 것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도로공사가 새로운 제도에 대한 통보를 하는 회의를 갖고 나서 단체들이 동의를 했다고 말하고 있다며, 장애인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인지, 아니면 하이패스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편리를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편하고 필요 이상의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많고, 매번 문자를 받아야 하고 확인도 해야 하고, 환불 정산도 해야 하고, 이런 이상한 제도를 해야 하는 진짜 이유를 알고 싶다며 장애인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 재미 있는지도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지문을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들도 감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들이 있다. 그리고 지문을 사용하지 않고 장애인이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차량에 탑승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이미 나름 연구를 하고 결정한 것에 대해 다른 의견을 수용하거나 미쳐 연구의 부족을 인정하는 것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요식 절차만 갖추면 제도 입안자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을 것이다. 이것이 갑질일 수 있다.

이미 상부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고 보고를 했으니 지켜야 하고, 문제 지적에 대하여 강하게 맞서가야 하는 것을 고집한다면 새 정부는 행정을 하는 사람들의 이러한 안일한 태도를 고칠 능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인가?

장애인은 국민권익위에 의견을 내면 스스로 판단하거나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라고 지적한 기관에 이첩을 하고 그들의 변명을 가지고 결과 통보를 하는 방식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으니 민생을 챙길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그만 두어야 할 것 같다며 이제 차별만이 아니라 장애인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까지 보고 살아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제도 개선, 권리 강화, 복지 확충 이런 단어들은 단지 현수막 문구에 불과하고 민생과는 무관한 원칙이 되고 말았다. 이런 말을 하지 않으면 덜 억울할 것인데, 이런 말을 사용할 만큼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지원하겠다면서 사실은 전혀 변화가 없으니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민심은 이렇게 해서 떠나는 것이고, 이런 배신감에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체념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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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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