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일상은 첨단기술과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환경이 구축되었다. 장애인의 일상도 보조기기의 사용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환경이며, 그 기술은 점점 발전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필자는 지난번 칼럼에서 첨단기술이 접목된 보조기기에 대한 배경과 욕구를 간략히 소개하였고 이번에는 첨단기술이 접목된 보조기기가 대중화, 활성화되기 위한 개선점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첨단기술이 접목된 보조기기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장애인보조기기에 대한 개념확대와 인식이 전환되어야 한다. 자립 생활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보조기기라는 사회적 지원을 통하여 자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보조기기의 적용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어, 장애인의 광범위한 생활영역에 적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법률에서 정의하는 보조기기는 이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장애인 보조기구란 장애인이 장애의 예방·보완과 기능 향상을 위하여 사용하는 의지(義肢)·보조기와 그 밖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보장구와 일상생활의 편의 증진을 위하여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말한다.(동법 65조)

보조기기법에서는 장애인 등의 신체적 정신적 기능을 향상 보완하고 일상 활동의 편의를 돕기 위하여 사용하는 각종 기계·기구·장비로서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것을 말한다(동법 제3조).

국내법은 보조기기를 장애인의 의료·재활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기구에 한정하여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는 보조기기(Assistive product)란 장애인 및 노인이 사용하는 제품, 기기, 설비, 기술 및 소프트웨어로 장애인의 기능손상, 활동 제한 및 참여 제약을 예방, 보완, 경감 및 완화할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되었거나 범용적인 제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의미하는 보조기기는 외형적인 형태를 갖춘 기기뿐만 아니라 기술이나 소프트웨어처럼 무형의 형태도 보조기기로 정의하고 있어 첨단기술 보조기기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그 개념과 인식이 넓혀져야 한다.

무엇보다 첨단기술이 접목된 보조기기가 보편적으로 장애인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이용하고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장애 유형별 접근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AI 스피커를 통해 신문, 뉴스 등을 읽어주고 간단한 가전제품을 목소리로 제어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렇듯 현재 개발되고 있는 첨단기술은 대부분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에 따른 장애 유형에 따라 접근성이 매우 다르다. 한 연구에 의하면 시각장애인의 경우 AI 스피커 등 첨단기술 제품 사용에 있어 음성인식이 자유로운 관계로 일상생활의 엄청난 편리함과 변화를 경험하고 있으나, 음성제어가 어려운 청각장애인이나 뇌병변장애인은 사용에 있어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인터넷이 발전했던 시대에 텍스트 혹은 그림과 같은 시각적인 요소에 초점이 맞춰져 시각장애인이 소외되었던 것처럼 현재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첨단기술은 또 다른 장애 유형을 소외시키고 있다. 따라서 첨단기술의 개발단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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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욱 칼럼리스트
‘우리나라 장애인이 살기 좋아졌다’고 많은 사람들은 얘기한다. ‘정말 그럴까?’ 이는 과거의 기준일 뿐, 현재는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맞게 장애인정책과 환경도 변해야 하지만, 이 변화에서 장애인은 늘 소외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와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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