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도 검사 대기 중 모습. ⓒ김영심

2022년 다섯 번째 편지 : 2월 9일

천국을 함께 만들어가는 천사 민정아!

요즘 날씨가 매섭게 한파가 몰려오는구나! 추운 겨울에도 씩씩하게 잘 자라는 나의 딸이 보기가 좋아요!

설악산의 울산바위는 흰 눈으로 덮여서 스위스의 알프스산맥처럼 경치가 풍경화 같고, 환태평양의 일부인 동해의 푸른바다 물결은 남미의 어느 해변을 연상하게 하는구나!

오늘은 민정이 심장으로 인한 외래진료 때문에 약간은 긴장이 되는 날이었단다.

엄마는 긴장한 마음을 내려놓으려고 오전에 컴퓨터로 다가가 CCM을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검색하고 노래를 몇 번 따라, 불렀는데 처음엔 박자와 음정이 맞지를 않아서 엉성하였지만 조금 지나니 노래가 제대로 되는 것 같아 핸드폰의 녹음기능을 켜고 엄마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

도중에 랩도 조금 넣고, 나레이션도 하였지, 녹음된 노래를 민정이 귀에 대고 들려주니 넌 옹알옹알 소리를 내면서 노래를 따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지. 이 모습이 천국은 아닌가 하면서 엄마 마음의 긴장감이 차츰차츰 사그라지더구나.

병원 갈 시간이 다 되어 가는 즈음에도 혹시라도 심장 관련 검사의 결과가 좋지는 않을까? 그래서 혹여나 심장 수술을 해야 할 지경까지 가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마음이 조금은 불안한 감도 들었단다.

그래도 너는 여전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엄마를 위로하는 듯한 표정으로 다가와 안아주면서 등을 토닥토닥해 주는 모습이 너무나도 감동 그 자체였단다!

오후 3시경 00 아산병원에 도착, 곧바로 소아청소년과접수처로 가서 설명을 듣고, 엑스레이와 심전도를 촬영하고, 난 후 바로 진료실에 가서 결과를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실 때 엄마의 마음은 쿵쾅쿵쾅, 의사 선생님 표정을 주시하면서 말씀하시는 것을 경청하였을 때 민정인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엄마에게 미소를 가져다주었지.

“6개월 뒤에 봅시다! 판막 기능은 작년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6개월쯤 심장 초음파를 촬영하여 그때 수술 결정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제야 엄마는 안도의 숨을 내쉴 수가 있었단다. ‘6개월의 시간을 벌었구나! 너와 6개월을 함께 할 수가 있는구나!’ 하는 감사의 말이 절로 나오더구나.

의사 선생님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 후, 병원 한 모퉁이에 미니 그림전시회가 있어서 그림을 감상하는 호사도 누리는 등 민정이와 미니데이트를 하게 되었지.

딸과의 미니 그림전시회 데이트. ⓒ김영심

그림도 감상하는 사진도 찍고, 유화를 배워보고 싶은 생각도 해보고, 화가 선생님과 소통도 하니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또 하나의 이벤트를 만들고 싶어서 엄마는 화가 선생님께 다가가 “우리 민정이 얼굴을 그려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말을 건네자, 그분이 너의 얼굴을 그려주신다고 대답을 해주셨지.

사랑하는 민정아!

네가 언제까지 엄마와 아빠랑 같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엄마와 아빠는 너에게 최선을 다할 거야. 예전엔 언제 기어 다닐까? 언제 잡고 일어설까? 언제 혼자 걸을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단다. 지금은 잡고 일어서고, 스스로 보행도 가능하고, 기분이 좋을 땐 아주 가끔 뛰기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고, 가끔 “엄마”라고 불러주는 민정이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어서 엄마와 아빠는 너무너무 좋아요!

나의 딸 민정아!

이 세상을 살면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걱정거리가 있어서 각자의 삶에서 중요한 것, 하찮은 것, 힘들고 괴로운 일들을 겪게 되는 순간이 있겠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모든 것을 좋은 쪽으로 바라보는 긍정의 위대한 힘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단다.

모든 현실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데, 과거에는 엄마도 민정이의 장래에 대한 걱정거리로 살아왔지. 그런데 지금은 달라,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서 인지는 모르지만, 민정이의 미래는 하나님께 맡겨서 그런지 불안하거나 걱정이 크게 되지 않는구나!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거리의 95%가 현실에서는 무의미하다고 한단다. 단지 5%만 우리가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일이라고 하니, 우리의 마음속을 항상 긍정적인 삶으로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엄마가 민정이에게 당부하고 싶구나!

마음에 품지 않은 복은 절대 현실로 나타나지 않아, 마음으로 믿지 않으면 좋은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단다. 우리의 적은 마음속에 있단다.

패배와 실패의 이미지를 그리는 사람은 실패자의 인생을 살고, 승리와 성공, 건강, 풍요로움, 기쁨, 평화, 행복의 이미지를 그리는 사람은 아무리 큰 장애물이 있더라도 반드시 풍요로움의 인생을 살게 된단다.

오늘 민정이의 심장 진료 결과가 아주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주어져서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과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자체가 천국을 소유한 자는 아닌가! 하는 즐거운 마음을 갖게 되는구나!

천사와 같은 딸 민정아!

오늘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 약간의 근심·걱정은 있었지만, 그래도 함께 할 수 있는 6개월의 시간이 주어져서 너무 좋고, 너와의 미니데이트 “그림 감상”도 너무 행복했단다.

지금 이 편지를 쓰면서도 느끼는 감정이지만, 지금 이 순간이 천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글을 마치려고 한단다. 지금 잠자고 있는 너의 모습은 정말 천사와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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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심 칼럼니스트 한국장애인연맹 강원 DPI 활동가이자 세계는 민정이 놀이터 행복 강연가로 민정이와 엄마인 저의 성장 스토리를 연재한다. 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 그리고, 차별을 넘어 나눔과 배려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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