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세 번째 편지: 1월 19일

살아갈 이유를 가르쳐 준 딸 민정아!

요즘에 엄마는 세상 살아가는 재미를 많이 느낀단다.

민정이 손잡고 엄마는 거리를 걸으면서 행복하고, 민정이를 어루만지면서 우리 딸 체온을 느낄 수가 있어서 좋고, 교회에 함께 가서 찬양과 말씀과 기도를 같이 할 수가 있어서 너무나 좋단다. 얼마 만에 느끼는 여유인지 모른단다.

작년에 엄마는 너무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딸하고 같이하는 시간이 너무나 없었던 것 같았어. 요즘은 너하고 같이하는 시간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구나!

2월이면 우리 민정이 심장 외래진료가 있고, 엄마는 안과 외래진료가 있지!

민정이는 심장 초음파 촬영 결과에 따라서 심장 수술 여부가 결정될 것이고, 엄마는 눈 정밀검사를 통해서 레이저 시술 여부가 결정되겠지!

민정이는 심장, 엄마는 눈, 이 모든 부분이 스트레스를 받아 질병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단다.

민정이가 아프게 태어난 것도 엄마가 민정이를 임신할 때 직장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 결과로 우리 딸 민정이가 매우 아프게 태어나 지금까지 재활 치료받으면서 힘들게 성장하는 것이고, 엄마가 아프게 된 것은 민정이 데리고 재활 치료받으러 다니느라 분주히 움직였고, 치료비 벌려고 힘들었는지. 갱년기가 겹쳐져서 번아웃이 되어 눈 쪽으로 질환이 오더구나!

사람 대다수는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 일의 원인을 생각은 하지 않고, 일어난 일의 결과만으로 세상을 원망하지!,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내가 얼마나 잘못을 하였기에…’하면서 말이야!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비관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지!

엄마도 전에는 그런 비관적인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는데 완전히 생지옥이 따로 없더구나!

괜히 화가 나고, 하나님도, 세상도, 사람들도 다 미워지고, 불평불만이 가득하여 민정이한테 사랑하는 마음도 갖지 못하고, 아빠한테도 괜히 짜증 부리고, 엄마는 살아가는 자체가, 아니! 삶의 의미가 거의 바닥이었단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지금 엄마의 마음은 너무나 즐겁단다. 천국 그 자체인 것 같단다.

예전에 엄마 20세 때에는 시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케줄 관리가 엉망이어서인지 준비한 시험은 거의 다 불합격이었지, 그런데 30세 때 우리 민정이를 임신하면서부터 컴퓨터 자격증 3개, 30세 후반에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이어서 40세 때에는 아동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진학을 하게 되었고, 동시에 “세바시” 영어강연을 한 계기가 되어 “세계는 민정이 놀이터” 행복 강연가라는 직업이 생겼고, 40세 후반인 지금은 오디오 작가로 등단, 에이블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게 되었구나! 너를 만나면서부터 스케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단다.

우리 딸 민정이가 엄마의 멘토 역할을 잘 해주어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같기도 하구나!

그리고, 아픈 사람들의 입장도 알게 되었지, 특히 눈이 아플 때 시각장애인이 되진 않을까? 심각하게 걱정도 되었지만, 눈 때문에 불편을 겪는 우리 딸 민정이의 심정도 조금은 이해할 수가 있더구나!

1차, 2차에 걸친 심장 수술 후유증이 얼마나 통증이 심했을까? 하는 생각도 엄마가 부인과 수술을 하면서 너의 통증을 이해할 수 있었고,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 영어 강연할 때도 영어 대본이 외워지질 않아서 힘들었는데, 그때도 우리 민정이가 말을 하고 싶은데 말을 못 하는 답답한 심정도 헤아릴 수 있게 되더구나! 무늬만 엄마였던 것 정말 미안하구나! 늦게나마 진심으로 사과할게. 민정아! 엄마를 용서하렴.

우리 민정이 매사에 엄마에게 이렇게 힘을 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사는 것이 그냥 마냥 재미있고, 어떤 일을 하든지 즐겁기만 하고, 너와 함께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 것도 좋고, 아빠와 이야기 하는 것도 좋고, 오늘처럼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사무원 공개채용 면접관으로 활동한 것도 좋았고, 아파트 관련 매니저와 미스테리쇼퍼 활동한 사항들을 시니어 분들에게 소개하는 시니어 플래너 역할을 한 점에서 만족스럽기도 하고 매우 뿌듯했단다.

그중에서 제일 행복한 것은 너를 키우면서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이 세상 어느 것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민정이 입장을 알아가는 것이 큰 선물인 것 같단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보아야 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가 있다는 사실도 새삼 느끼게 되는구나!

우리 딸 무언으로 엄마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지. 너로 인해 엄마가 조금 더 성숙해질 수 있고, 남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이 더 넓어지는 것 같구나! 너를 키우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그 힘듦으로 인해서 다른 일들에는 응용하는 능력이 생겨났단다. 그래서 다른 일들은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구나!

사랑하는 민정아!

모든 것들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긍정의 씨앗을 많이 심어서 “ 세계는 민정이 놀이터”로 긍정의 아이콘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 열매의 시작은 “다음 무대는 카네기홀에서” 토크콘서트를 하는 거야! 민정이가 말을 하든지, 아니면 엄마가 민정이의 입장이 되어 말을 하던지, 여하튼 간에 또 하나의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그 과정이 힘듦의 연속이 될 수도 있겠지, 태어나 지금까지 물리치료 받아 걷게 된 것처럼 민정이가 말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고, 엄마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정이의 심장이 튼튼해야 하니, 심장에 중심을 두고, 나머지는 물 흐르듯이 천천히 가려고 한단다. 아무리 좋은 계획일지라도,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아!

느림의 미학으로 엄마에게 살아갈 이유를 가르쳐 준 딸

민정이에게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경의를 표하고 싶단다.

사랑한다. 나의 소중한 딸 민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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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심 칼럼니스트 한국장애인연맹 강원 DPI 활동가이자 세계는 민정이 놀이터 행복 강연가로 민정이와 엄마인 저의 성장 스토리를 연재한다. 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 그리고, 차별을 넘어 나눔과 배려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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