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사람이 OTT(Over The TV) 서비스를 통해 영화, 드라마 등 각종 동영상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서비스 시장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이용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시각장애인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다.

해외 OTT 서비스에 비해 늦었지만, 이제는 국내서도 시각장애인이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OTT 서비스계에 ‘미디어 배리어프리’가 정착되기 시작한 셈이다.

시각장애가 있는 필자는 65인치 스마트 TV를 통해 콘텐츠를 즐긴다. 음질이 좋고, 리모컨 조작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Netflix), 디즈니 플러스, 애플 TV 등 해외 OTT 서비스는 스마트 TV에서 음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시각장애인도 비교적 쉽게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OTT에는 영어로 된 콘텐츠가 많다. 따라서 해외 OTT 서비스의 경우 아무리 접근성이 좋아도 필자는 완전한 콘텐츠를 즐길 수 없다. 결국 필자는 한국어 콘텐츠를 많이 보유한 국내 OTT 서비스를 주로 이용해야 한다.

여태 웨이브(Wavve), 왓챠(Watcha) 등 국내 콘텐츠를 많이 보유한 OTT 서비스는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이 떨어졌다. 누구나 쉽게 OTT를 통해 콘텐츠를 누리는 이 세상에서 시각장애인은 이도 저도 못 하는 신세였다.

미디어 배리어프리가 중요한 선진국에서는 각종 서비스를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시각장애인 등 정보 취약계층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OTT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해당 기능이 고려되지 않아, 시각장애인은 소외되곤 했다.

필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개선하겠다는 웨이브의 공문을 통해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6개월이 지난 12월 31일, 웨이브는 음성 낭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약속이 지켜져 다행이다.

왓챠 또한 2022년 상반기 내 스마트 TV 애플리케이션의 음성 인터페이스 기능 구현을 목표로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왓챠까지 개선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일 것이다.

이제 시각장애인은 해외 OTT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진정 사건을 처리해 준 국가인권위원회에도 감사하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시각장애인이 자유롭게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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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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