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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있는 ‘주거약자용 주택’ 편의시설 설치

신청 통한 선택 아니라 기본적 설치 ‘의무화’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1-13 17:28:01
모든 국민은 누구나 65세가 넘으면 고령자의 타이틀이 붙는다. 고령화의 속도가 매우 빠른 우리나라는 2026년부터 전인구의 20% 이상이 고령화 인구에 해당하는 초고령화 사회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추세를 감안해 정부에서는 2012년도부터 공공임대주택의 개념에 공공실버주택이란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성남위례(164호), 분당목련(130호), 장성영천(150호), 안동운흥(150호), 영월덕포(100호), 부안봉덕(80호), 융진백령(72호), 진도쌍정(100호), 영덕영해(124호) 등 9개 지역에 문턱제거, 높낮이 조절 세면대 등 무장애(Barrier Free) 설계를 전 세대에 도입해 설치했다.

장애인 고령자 등의 주거약자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주거약자법) 시행령 별표2에서는 주거약자용 주택의 편의시설 설치기준을 규정하고 있는데, 턱 낮추기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또한 모든 주거약자용 주택에는 손잡이 높이, 현관 동작감지센서, 욕실의 높이가 낮은 욕조, 상하 이동식 샤워기 등을 의무적으로 적용하지만, 거실의 비디오폰, 좌식 싱크대, 높이 조절 세면대는 휠체어 장애인이 요청이 있는 경우에만 설치하고, 밝은 조명은 청각장애인이 요구하는 경우에만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이 기준은 매우 빈약하다. 그리고 일부 주택에서는 신청 서식에 해당 편의시설 항목이 없어 장애인이 신청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편의시설장애인만이 이용하는 시설이 아니다. 그리고 편의시설은 비장애인이나 경증 장애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다.

누구나 편리하도록 모든 주거약자들에게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애가 없다고 하더라도 편의시설은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입주 후 장애가 발행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 사후에 설치할 방법이 없다. 불편한 대로 살아야 한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노인이 되고, 신체의 곳곳이 노화되어서 장애가 발생한다. 특히 키가 작아지고 허리가 굽게 되고, 보행기에 의지해서 다니다가 급기야 휠체어의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런 면에서 공공실버주택의 모든 세대에 설치하는 무장애시스템은 바람직하게 출발하였다. 초기에는 법으로 정한 의무사항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주거약자용 주택에 편의시설설치한 것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 들어서 공공실버주택의 명칭이 고령자복지주택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국토교통부는 기획재정부의 국토교통예산과와 부동산정책팀이 공조하여 사회통합형 주거사다리 구축을 위한 주거복지 로드뱁을 2017년 11월 29일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의하면, 건설임대 부문에서 문턱제거, 높낮이 조절 세면대 등 설계를 적용한 어르신 맞춤형 임대주택 3만호를 공급하되 이중 0.4만호를 고령자 주택과 복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고령자복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2019년 4월 26일자, 2020년 4월 1일자 국토교통부 보도자료들에서도 동일한 취지로 홍보를 거듭하였다. 공공실버주택의 맥을 고령자복지주택이 이어가고 있는 듯하였다.

그런데 정작 최근 LH공사의 고령자복지주택의 입주자 모집 공고들을 보면 문턱제거나 높낮이 조절 세면대의 설치 대상은 법으로 최소한으로 정한 휠체어를 타거나 장애의 정도가 심한 지체, 뇌병변장애인, 상이3급 이상 장애인으로 한정되어 있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에게만 편리한 편의시설이 아님에도 말이다. 이는 주거약자법상 당연히 주어져 있는 권리인 것이다.

고령자복지주택의 특화된 시설이 아니고 일반 공공주택에도 당연히 적용된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들어서 고령자복지주택의 개념이 퇴화한 것으로 보인다. 법에서 정한 것만 지키는 것으로 후퇴한 것이다. 그것도 신청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아 휠체어 장애인도 불편한 주거약자용 주택에서 살고 있다. 표준 신청서는 무색화되고 별도의 신청서로 임의대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공공실버주택의 무장애 시설이 전 세대에 설치된 것과는 다르게 소수의 장애인에 한해 설치하는 개념으로 후퇴하여 LH공사는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은 무장애 시스템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흐름이 일반화되면서 누구나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그 범주가 확대되고 있다.

그 동안 다른 지면 보도에서도 지적하였지만 상기 무장애 설계를 신청조차도 안 받고 묵살하여서 급기야 어느 장애인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여 시정조치를 받은 LH공사가 국토교통부의 방침(주거복지 로드맵)과 따로 다른 길을 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휠체어를 타기 전에 보행기에 의존하는 많은 고령자들, 허리가 굽어 고정 세면기보다 높이를 낮추어 사용해야 하는 노인들까지도 배려하는 말 뿐이 아닌 실용성이 뒷받침되는 무장애 시설들이 모든 고령자복지주택에 설치되기를 바란다.

한편 최근 LH공사 경기본부에서는 안산시 케어안심주택에 대해서도 입주세대 전 세대 19호에 대하여 낮은 문턱과 높낮이 조절 세면대 등을 설치하여 고령자복지주택과는 상반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무튼 고령자복지주택에 제대로 된 무장애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장애인, 고령자 등 주거약자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상의 설치기준에서 높낮이 조절 세면대를 신청이 아닌 전 주거약자 세대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개정이 시급히 필요하다. 높이가 조절되니 필요하지 않으면 높게 그대로 사용하면 되고, 필요한 경우에 낮추어 사용하면 되는데, 예산 절감을 이유로 누군가는 사용하기 불편한 시설을 공급하고 있다.

주거약자용 주택은 휠체어를 타는 조건과 무관하게 그리고 신청이 있을 경우가 아니라 모든 주택에 편의시설설치해야 한다. 또한 임대주택이 아닌 분양 주택의 경우, 주거약자용 주택이 아닌 경우라도 입주자가 요구할 경우 편의시설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철거비용까지 들어서 새로이 편의시설을 입주자가 설치해야 하는 것이다. 왜 장애인임대주택에만 산다고 여기는 것인가? 분양주택에 살면 안 되는 것인가?

주택 건설을 완료하고 주거약자용 주택의 입주자 모집을 하여 편의시설 개보수를 통해 하는 문제는 장애인이나 고령자도 건설 이전에 미리 편의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개정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지만, 장애인의 요구를 전제로 하는 편의시설은 고쳐져야 하며, 그것이 당장 어렵다고 하면 일정 비율로 편의시설 모든 항목을 갖춘 주택을 신청이 없더라도 제공해야 한다.

또한 편의시설 중 하나인 좌식 싱크대는 특정 장애인 한 사람에게만 유용할 뿐, 입식생활에 익숙한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가족들에게는 오히려 사용이 어렵고 불편하다. 따라서 싱크대는 장애인은 물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높낮이 조절용 싱크대를 설치하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

법으로 정한 것은 최소한 준수하도록 편의시설을 확대하기 위한 것인데, 주거약자용 주택은 법으로 정하여 오히려 최소한만 준수하면 되는 것으로 해석하여 편의시설은 후퇴하였다. 복지를 외치고 사실은 최소한의 선을 최고선으로 이행하여 주거복지를 후퇴시킨 문재인 정부는 고령자장애인을 기만하고 말았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 뒤에 숨어 있는 장애인 고령자 등의 복지주택 사업의 실패가 존재한다. 그러니 문재인 대통령이 안내자가 선정해 준 가장 흠이 없는 원룸만 방문해 보고 신혼부부가 살만한 집이라고 자화자찬한 것이 아니겠는가!

부동산 정책이 가장 자신 있는 정책이니 믿고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차라리 좋았을 것이다. 자신만만한 정책이 만만하게 본 정책이 되었다. 문 정부 말기라도 주거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의 신청을 통한 선택이 아니라 모든 주거약자용 주택에 기본적으로 설치하도록 대통령령을 개정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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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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