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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 사무총장 수난시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직책, 역할에 대한 무용론

인재 없어 공석 두고 유보하는 단체…‘고민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11-25 09:59:14
한국장애인재단에서는 지난 7월 사무총장이 사임한 후 당분간 사무총장을 선임하지 않고 있다. 일단 총장 없이 운영을 해 보기로 한 것이다.

사무총장 자리를 비워둔 것은 적임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서일 수도 있고, 대표가 직접 각 부서를 관리하고 있어 굳이 사무총장을 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사무총장은 직원 중 가장 직급이 높아 인건비를 줄이면 직원 두 명을 더 둘 수 있는 예산이 생긴다는 점도 고려점일 수 있다.

사무총장은 대표가 상근하지 않는 사무국을 통솔하고 사무 전반과 사업을 총 책임지는 역할이 있는데, 요즈음 SNS의 발달로 대표가 원거리 지시와 관리가 가능해진 것도 사무총장 자리를 두지 않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장애인단체의 사업비만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원되는 보조금에서 사무총장 인건비는 제외되어 자부담을 해야 하는데, 장애인단체의 수익사업이 장애인복지법에서 삭제되어 더욱 비용 압박을 받는 입장에서 사무총장을 두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래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는 몇 년 전부터 사무총장이 공석이고, 한국장애인연맹은 대행을 하고 있으며,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에서는 사무국장이 사무국을 총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한국척수장애인협회에서도 지난 9월 사무총장 사임 후 후임을 정하지 않고 있다.

연합단체의 경우 사무총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회원 단체 중 한 단체의 장이 대표를 맡으면서 그 단체 중심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무총장은 회장을 잘 보좌하고 더욱 사무국을 잘 꾸려 나갈 수도 있지만, 대표와 사무총장이 코드가 맞지 않으면 대표의 만족도에 미치지 못하거나 어떤 의미에서 오히려 방향과 추진력에 브레이크가 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인건비에 대한 부담감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사무총장의 직책을 낮추어 평직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대우하기도 어렵다. 사무총장이 자부담 역량을 키운다고 하더라도 일시적 후원이거나 오히려 수익사업을 위한 투자가 단체의 존립에 어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행정 전문가로서 적절한 인재를 구하지 못하거나 코드를 맞출 인재를 구하지 못하는 것은 인력난이다. 어쩌면 사무총장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어 만능을 가진 사람이 없는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사무총장직이 하나둘 사라지다 보면, 사무총장 없이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처럼 보편화되어 사무총장은 설 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한다. 거대 조직이 아니라면 대표가 직접 각 부서를 챙기고 결재하고 지휘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굳이 사무총장이 필요한가 하고 대표는 일단 총장 없이 운영하는 것을 선택할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새로 선임한 사무총장이 어떤 사람인지 처음에는 잘 알지 못하여 차차 처우를 개선하기로 하고, 평가를 하면서 만족할 때에 총장직을 부여하려고 한 결과가 사무총장은 제대로 처우를 받지 못하니 인정받을 때까지 참고 견디는 것은 과중한 요구로 여겨 자리를 떠나기도 한다.

장애인단체의 당사자 인력난도 사무총장 자리가 사라져가는 한 원인이다. 다시 말해 미래 리더를 제대로 양성하지 못했거나 양성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사무총장이 차기 경쟁자가 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고, 사무총장과 결별하면서 업무상 기밀이 누설되거나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오히려 불화의 원인이 된다.

이러니 사무총장 무용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고 대표의 모든 권한이 집중화되는 것이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왜냐 하면 대표의 장기집권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대표가 바뀌고 나면 사무국의 기능이 거의 마비되거나 연속적 안정적 운영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장애인단체 대표는 사업 방향을 정하고, 관리는 하지만 사무국 중심으로 사무총장이 직원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 최종 결정자는 대표이지만, 사무총장의 처우와 권한의 부여가 단체의 민주적 발전에 필수적이기도 하다. 중간 관리자는 상하로 압박을 받는 샌드위치이기도 하다.

사무총장에서 국회로 입문한 사람도 있고, 사무총장에서 정부기관 개방직으로 나아간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 장애인들의 재원이다. 이런 재원의 개발을 긍정적인 면에서 장애인단체의 사회적 역량 강화로 볼 것인가, 아니면 실컷 키워서 남 준 것으로 여길 것인가도 사무총장의 필요성에 영향을 미친다.

여하튼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장애인단체사무총장사무총장의 역할 무용론, 그리고 사람을 쓰고 싶어도 인재가 없어 일단 공석으로 두고 유보해야만 하는 단체의 입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때이다.

대표가 바뀌면 사무총장도 동반하여 물러가서 운영상 어려움을 겪는 것인가, 사무총장이 물러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대표의 부담이 될 것인가, 사무총장도 계약직으로 하여 긴장된 상태에서 일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정규직으로 하여 정년까지 일하게 할 것인가도 판단해 보아야 한다. 어떤 단체는 사무총장이 대표보다 권력이 커서 언제까지 직을 수행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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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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