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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 관련 지자체 조례 이대로 괜찮은가

장애인의 삶과 연결되지 못한 채 쌓여만 가고 있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6-08 09:41:59
국가가 수립하고 시행하는 사회, 경제, 교육 문화 등 제반 분야의 정책과 각종시설에 장애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필요와 상황이 반드시 감안돼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있는 필자. ⓒ최충일 에이블포토로 보기 국가가 수립하고 시행하는 사회, 경제, 교육 문화 등 제반 분야의 정책과 각종시설에 장애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필요와 상황이 반드시 감안돼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있는 필자. ⓒ최충일
'성남시 장애인 친화 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이하 ‘장애인 친화 도시 조례’), '성남시 장애인 등 이동 약자를 위한 편의시설 설치 지원에 관한 조례'(이하 ‘이동 약자 편의시설 조례’)가 올해 2월과 5월 제정되었다. 성남 시민을 위해 조례를 만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조례란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 제정하는 자치 입법의 하나로, 지방의회의 의결에 의해 제정된다.

헌법 제117조는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복지)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 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에 자치입법권을 부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 지역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할 때 조례는 그 지역의 환경 보호를 위한 규칙을 정하는 것과 같으며 이를 어길 경우 법적 효력을 갖는다.

이러한 조례들은 당연히 해당 지자체 시민을 위한 것이다. 이 조례가 효력을 얻기 위해서는 조례에 대한 지역사회 내 홍보, 민・관 협력 등의 절차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다시 말해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두 조례는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 매우 어려워 보인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조례들, 충분한 검토와 준비가 우선

'장애인 친화 도시 조례'를 살펴보면 '제1조(목적) 이 조례는 성남시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장애인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장애인 복지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되어있으며, 이후 조항 들을 요약하면 '장애인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정책 발굴 등 시장의 책무를 비롯해 조성계획 및 연도별 시행계획, 장애인친화영향평가, 재정지원 및 협력체계 구축, 교육 및 홍보에 관한 사항 등'이 담겼다.

그러나 위 조례가 제정된 지 4개월이 지난 현재, 성남 시민은 물론 장애인 당사자들 또한 이 조례에 대해서 알기 어렵다.

성남시의회 유튜브 채널 <3분 조례>에서는 관련 조례가 생긴 목적으로 '그 동안 성남시는 아동, 여성, 고령 친화 도시를 추진해 왔지만 장애인은 그 대상에서 소외돼 왔습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에 걸맞는 준비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조례에 명시된 제12조(교육・홍보)에 관하여 체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성남시에서 2011년 8월 제정한 '성남시 장애인 권리증진 등에 관한 조례'를 보면 제5조(기본계획)과 제6조(시행계획)에서 '장애인 친화 도시 조례' 조항들과 중복이거나 유사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제5조(장애인친화도시 조성 기준)를 보면 용어만 다를 뿐이지 이미 제정된 조례들을 언급한 내용과 다르지 않다.

필자는 자치법규정보시스템에 제정된 성남시 장애인복지 조례들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분노가 생겼다. 안타까운 이유는 이러한 조례들이 중복제정되어도 장애인 당사자 및 단체들의 관심이 크지 않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 이었고 분노가 생긴 이유는 장애인복지 관련 조례들은 쌓여만 가는데 성남시 장애인의 삶의 질은 얼마나 향상되었는가?라는 관점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례는 시민과의 약속이다. 기존의 조례들도 힘이 실리지 않는 현실에서 또 다른 조례가 생겼다고 무엇이 나아질 것인가? 성남시의회는 유사한 조례 들을 제정하기보다 기존 조례들이 장애인들의 삶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등에 관한 토론회를 통해 보완해 나가는 것이 우선되기 바란다. 성남시 장애인들은 용어들만 바꾼 또 다른 조례들이 발의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 당사자의 삶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에 대한 논의 없이 또 다른 조례들로 청사진만 제시하지 말았으면 한다.

#조례 제정, 그 실천은 누구의 몫인가

'성남시 이동 약자 편의시설 조례'는 더욱 심각해 보인다. 이 조례는 2009년 제정된 '성남시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 사전 점검에 관한 조례' 의 ‘업그레이드 버전’과 같다. 2009년 조례는 '시설 완공 전 편의시설 사전 점검'이 목적이라면 2021년 제정된 조례는 건물주가 편의시설을 설치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례다. 그러나 이 조례들은 상위법이라 할 수 있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나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과 성격이 동일하다.

성남시가 진정 장애인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기존 상위법을 근거로 유사 조례를 제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상위법이 장애인 당사자들의 삶에서 ‘정당한 편의시설’로 권리가 보장되지 못하는 이유를 성남시 장애인들과 소통한 후 제정해도 늦지 않다.

왜냐하면 2021년 제정된 조례들 또한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편의시설을 지원하기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고민 없이 발의되고 제정되는 조례들은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체감될 수 있겠는가. 이와 더불어 '고령장애인 지원조례안', '여성장애인 기본조례안' 등이 줄줄이 입법예고 되어 있다.

이렇게 조례들이 제정되었다면 그 실천은 누구의 몫인가? 성남시의회는 쌓여만 가는 조례만큼 성남시 장애인들의 삶이 나아지고 있는지, 진정 성남 시민을 위해 작동하고 있는지 먼저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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