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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마련 중 장애인평생교육법안 소고

교육기관 정체성, 서비스망 구축 등 전반적 고민 필요

델파이 조사서 모든 고민 수용할 수 있게 검토 이뤄지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6-07 11:50:12
장애인평생교육법을 별도로 제정하지 않고 평생교육법 안에서 장애인 조문을 넣는 것으로 개정하는 것을 수용했던 정부장애인 평생교육 관련법을 정비하는 연구를 하면서 별도의 장애인 법안을 준비하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별도로 장애인을 위한 법안을 제정할 경우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렇게 하여 얻는 효과가 무엇인지 명확해야 한다.

첫째는 지자체 보조사업을 중앙정부 지원사업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거주시설 지원사업이 중앙정부 사업으로 환원하였듯이 장애인평생교육 사업은 지자체가 감당하기에는 더 많은 지원이 되어야 하고, 지자체 형편에 따라 사업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 중앙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장애인평생교육법이 제정됨으로써 평생교육 기관이 늘어나야 한다. 성인 장애인평생교육의 기회가 확대되어 다양한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마련 중인 장애인 평생교육법안의 내용을 검토해 그러한 효과가 충분히 기대되는지 알아보자.

먼저 제2조 정의에서 장애인을 대상자로 보아야 하는가이다. 특수교육법에서도 교육 대상자라고 하지만, 대상이 되는 것이 권리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용자라면 이용권리로 볼 수 있다. 더이상 장애인이 대상화되지 않고 이용자로서 권리를 누렸으면 한다. 이용권이란 말은 있어도 대상권이란 말은 없다.

제7조에서 편의제공은 보조기기와 편의시설에 한정되어 있다. 점자, 수어 등 교재의 적절한 제공도 필요하고, 교육에 필요한 학습보조 인적서비스도 필요하다.

제17조에서 지역별 평생학습센터를 운영하도록 하고 있는데, 평생교육기관과 정확한 차별화가 되어 있지 않다. 자료나 편의제공 기관인지, 평생학습기관과 동일한 개념인지 불명확하다. 교육기회제공과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다고 하니 목적만 있고 구체적 사업이나 시설, 규모는 알 수 없다.

제18조에서 평생교육시설은 제2조에서 말하는 평생교육기관과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없다. 시설과 기관이 혼용되면서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으며, 학습센터는 설치가 의무인데 교육시설은 의무설치가 아니어서 오히려 교육기관이 의무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시설 설립 신청을 허가만 할 것이 아니라 공공시설로 위탁사업도 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

제28조에서 장애인평생교육사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평생교육사 외에 별도의 자격제도가 필요한지 아니면, 교육시설에서 특수교사 등 다른 자격자를 필수로 요구하든지, 현재의 평생교육법에서 한 명의 평생교육사를 두도록 한 것을 장애인 평생교육사로 별도로 둔다면 그 역할은 무엇이고, 교육사의 역량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장애인평생교육사를 배치하라고만 하여서 정원도 명확하지 않다. 양성기관이 알아서 할 문제만은 아니다.

제33조 지도 및 감독에서 교육기관이 요구가 있을 경우에 한하고 있는데, 보조금을 사용하면 감독은 필수인데 원할 경우에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지도 감독만이 아니라 연구와 평가에 대한 조항도 필요할 것이다. 실태조사 외의 다양한 연구도 필요하다.

법안의 소관부처는 교육부이고, 지자체에서는 교육청이 될 것인데, 지도 감독이 국가 및 지자체로 되어 있어 ‘및’이 ‘그리고’인지, ‘또는’ 인지 명확하지 않다. 감독권은 교육감에게 부여하고, 교육감의 감독은 교육부가 하는 등 명확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그 외에도 제24조 문해교육 등에서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문해교육을 강조하여 나타낼 것이 아니라 6조 교육과정에서 다룰 과정의 하나로 보아야 한다. 발달장애인이나 다른 장애 유형에서 장애인평생교육이 문해교육 위주로 운영되는 것은 평생교육의 취지에 맞지 않다.

제36조의 서비스와 편의제공은 분리될 것이 아니라 합하여지는 것이 좋을 것이며, 제33조의 지원은 각 조문에 흩어져 있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문구와 정리가 필요하다.

장애인에게 학원 형태의 교육기관 운영이나 사회봉사 차원의 교육시설 운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지역별로 의무적으로 지자체가 설치하여 운영을 위탁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 학습권이 제대로 보장될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제정안은 장애인법으로 분리를 했을 뿐, 그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기본계획을 세우고 지자체별로 계획과 연차보고서를 만들기는 하겠지만, 실제로 필요한 교육기관 운영에 필요한 예산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법조문에서 찾기도 어렵고, 더 많은 교육기관이 설치될 것이라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특히 이용자 안전이나, 장애인교육이기에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함을 인정한다거나, 교육의 접근권을 보장한다거나, 평생교육으로 장애인이 더 많은 역량 강화 기회를 가져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효과를 찾기는 어렵다.

평생교육이 발달장애인이 학령기를 넘기고 나서 주간보호시설이나 복지관의 수가 부족하여 또 다른 보호시설처럼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이용자 선정이나 프로그램의 내실화, 명확한 교육기관의 역할이 정해져야 할 것이다. 이 법이 교육 관련이나 장애인단체의 사업의 확장 수단이 아니라 장애인의 교육권 보장이라는 권리가 실현되는 데 제대로 기여할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으로 작동되기를 바란다.

또 하나의 장애인 관련법의 탄생으로 법의 수 증가에 기여하는 것으로 되어서는 안 되며, 일반 평생교육기관에서의 장애인 학습보장도 동시에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지능정보사회를 감안하여 온라인 평생교육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교육기관의 정체성과 서비스망 구축, 프로그램의 내실화를 위한 전반적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 마련 중인 제정안의 델파이 조사가 이러한 모든 고민을 수용할 수 있도록 단지 주요 조문별 찬반이나 수정 의견조사가 아니라 전체 틀과 담을 내용 검토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단체의 총회에서의 정관 심의와 법 개정안 마련은 전혀 다른 차원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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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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