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부터 2000년 초까지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의 Z 세대를 MZ세대라고 한다. 이를 2030세대라고 부르기도 하며, 파이어족이라고도 한다. 파이어는 경제적 자립과 조기은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파이어가 불이라는 의미가 있듯이 이 세대들은 화가 나 있으며, 불같이 기성세대를 집어삼킬 것 같은 기세다.

MZ세대들은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부른다. 부모나 선생의 은어처럼 사용되던 말이, 법과 제도를 포함한 현재의 사회적 구조나 이념까지도 꼰대에 포함하고 있다. 보수냐, 진보냐라는 이념 구조 자체도 꼰대인 것이다. 그들은 권위를 거부하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어떤 것도 강요받지 않는다.

4차 산업의 발달로 청년 실업자 대란이 일어나고, 보수와 진보의 정치가 모두 내로남불로 모두에서 실망한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를 꼰대로 만드는 것이었다. MZ 세대에게는 세상에 믿을 놈이 없다는 경험만 안겨준 것이다.

한 정당에서 원내 당원도 아니면서 36세의 젊은 나이에 당 대표에 출마하여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그저 우연한 사회 현상이 아닐 것이다. 선거나 정치권에서 MZ 세대들의 역할이 확장되어 나타나는 것을 힘으로 누르거나 부정할 수 없다. 그들을 얼마나 수용하고 사회의 변화를 받아들여 발전시켜 나가는가가 중요하다. MZ 세대들의 생각이 사회 변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을 거부한다면 거부한 집단은 사회에서 외면당할 것이고, 이러한 변화를 읽지 못한다면 미래사회에서 입지를 유지하기 어렵다.

MZ 세대들이 추구하는 것은 능력주의와 공존, 그리고 실용이다. 먼저 능력주의는 지능정보통신에서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요한 능력으로 보고 있다. 글을 읽고 쓰고 이해하는 능력을 문해력이라고 하는데, 미디어 리터러시는 정보의 문해력을 말하는 것이다.

한 정당 대표 출마자가 자신이 당대표가 되면 앞으로 선거 후보자 심사에서 이러한 능력시험을 치르게 하겠다고 하였다. 이제 지방선거 출마에도 디지털 정보능력이 없으면 후보가 될 수 없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지능정보사회에서 장애인의 접근성이나 활용능력을 갖추도록 제도나 사회 환경이 갖추어져 있는가를 생각하면, MZ 세대들의 재구조화된 사회에서 장애인은 계속해서 사회적 약자 또는 장애인으로 존재해야 한다.

최근 안티 패미니즘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청년들이 병역의무를 마치고 돌아와 여성들과 경쟁하여 취업을 하려고 하면, 여성들이 더 많이 직장을 가지고, 남성들은 자동화로 인하여 대기업 자리는 꿈도 꾸지 못하고 최저임금 수준의 일자리라도 얻으면 다행일 정도인데, 패미니즘이 성격이냐고 말한다.

여성도 인구수가 남성보다 적지는 않지만, 사회적 권력 배분에서 소수자이므로 약자로 보아왔는데, 이제는 할당제가 아니라 여성의 차별적 요소는 제거하되 능력 경쟁을 하자고 말한다. 이것을 장애인에게 적용하면 장애인 차별은 철저히 배제시키되 의무고용할당제는 폐지하자는 영국식 장애인 고용 문화를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장애인 고용이 배려적 차원이나 시혜적 수단이 되지 않고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근거를 확고히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생산적 복지, 잠재적 장애인의 보험적 성격, 장애인의 삶의 질 보장 등의 권리에 대한 법적 안전장치가 권리적 입장에서 재정리될 필요성이 있다.

MZ세대들의 특성 중에 공존이 있다. 장애인의 복지 서비스가 공존이라는 척도에서 재평가될 것이다. 수급권이 공존의 척도에 비추어지면 한번 수급권을 가지면 지속성을 가지는 것이 탈수급권자가 되는 것보다 유리한 제도는 난도질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갈등 해소의 차원에서 소통을 통해 서비스가 시혜적 차원이나 경제적 경감의 차원이 아니라 공존하고 생존하기 위한 필수적 제도로 존립해야 한다. MZ 세대들은 격차를 해소하고 공존하기 위한 현금서비스 지원 외에는 서비스는 구매권을 가지도록 할 뿐 무상공급에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서비스 이용자와 새로운 서비스 구매권 보장이라는 제도에서 역차별이나 손익여부의 차이에 대한 섬세한 분석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지원의 필요성과 지원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객관적 도구가 도입되어야 한다.

MZ세대들이 추구하는 실용성은 다른 말로 효과성이다. 기후변화와 새로운 팬데믹의 등장, 고도화된 지능사회에서 인간의 역할 상실, 진저리나는 사회 갈등에서의 이념 편가르기를 부정하고 현실적으로 자신들에게 얼마나 실용적인가가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 제도가 그들의 부담이 아니라 안전망으로 작동되어야 하고, 제도의 효과성이 증명되어야 한다. 장애 유형별 또는 개인특성을 고려한 욕구들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가 욕구충족보다 실용성을 기준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이 기준을 통과해야만 제도는 존치할 것이다. 목소리가 크거나 이슈화의 전략이나 문제제기의 강력함이 아니라 MZ세대들을 설득할 수 있는 실용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마련이 된 제도들로 장애인의 서비스도 변화될 것이다.

예를 들면, 1인 가구의 증가 등의 시대의 특성들이 장애인의 개인적 자립을 위한 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부양의무제나 탈시설 등의 이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있다가 시대변화에 뒤처지지 말고 두려움 없이 시대변화를 미리 준비하는 장애인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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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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