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켈러는 미국의 작가이자 교육가로 활동해온 대학교육을 받은 시각, 청각 중복장애인입니다.

그는 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 사회복지시설의 개선을 위해 앞장서왔으며, 여성, 노동자 등 소외된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 사회운동을 펼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결과 위인전 시리즈에 헬렌켈러의 이야기가 꼭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은 헬렌켈러의 삶과 업적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정작 한국은 헬렌켈러와 같은 시청각장애인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필자는 강의할 때마다 비장애인에게 ‘한국에도 시청각장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라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변이"헬렌켈러는 미국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요.” ,“처음 듣네요.”, “한국에도 시청각장애인이 있어요?”라고 되묻기도 합니다. 실제로 헬렌켈러의 삶과 업적에만 관심있지, 시청각장애인의 열악한 실정에 대해 잘 모른다는 말입니다.

최근에서야 시청각장애인의 존재가 조금씩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청각장애인의 실태는 매우 열악합니다. 시청각장애는 두 가지 감각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사물과 사람이 모두 단절이 된 상태여서 단순한 타 중복장애보다는 전혀 다른 유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시청각장애인이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은 ’점자‘,’수어‘가 아니라 오직 ‘촉감’이며 헬렌켈러가 그래왔듯이 ‘촉수어‘나 '점자'로 소통해왔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촉수화 통역사가 10명 내지로 통역조차 지원받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 법적 장애 유형이 총 15가지로 분류되어있는데 시청각장애는 따로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시청각장애인이 몇 명이나 있는지 정확하게 집계조차 되어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시청각장애인이 정식으로 등록된 장애유형이 아니다보니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제공되지 않아 사회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학습권, 이동권, 의사소통 지원이 전무해 시청각장애인들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시청각장애인은 장애계에서 매우 소외되어있는 상황입니다.

헬렌켈러를 재조명하자면, 헬렌켈러가 세계적인 위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설리번이라는 스승의 지원이었습니다. 미국은 일찌감치 시청각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면에서 노력하여 지원사 양성 교육을 해왔고 그 결과 헬렌켈러라는 인물이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미국에서 시청각장애인에 대해 관심조차 두지 않고 별도의 지원을 하지 않았더라면, 헬렌켈러라는 인물이 세계의 역사에도 없었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피나는 노력도 있었지만, 그 뒤에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더라면 아무 능력을 일으킬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한국의 시청각장애인도 한 세기가 지나고 난 뒤에서야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지만, 그들에게 설리번 스승과 같은 지원이 있었더라면 시청각장애인도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바로 헬렌켈러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한국에도 설리번과 같은 지원을 통해 제2의 헬렌켈러가 나오길 고대해봅니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좋아하는 헬렌켈러의 명언이 있습니다. “인생은 과감한 모험이던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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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영 칼럼니스트 작가 강연가 소셜벤처기업 (주)BOIDA CEO, UNESCO Irish Writer Center Dublin, 동국대학교 창작 작가 과정을 수료했다. 대표 강연으로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보이는 소리 들리는 마음>, <고요속의 대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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