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고용공단) 신임 이사장이 취임했다. 그래서 솔직히 생각하는 발달장애인 고용 현장에 있으면서 또 고용공단과 친하게 지낼 수밖에 없는 존재로서 솔직한 신임 이사장에게 바라는 것을 조금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먼저 발달장애인 고용 문제가 제일 시급하면서,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전체 장애인 고용에는 암초가 생길 것을 잊지 말아 주기를 바란다.

발달장애인 인구는 전체 장애 인구 중 청년 부분에서 이제 압도적으로 발달장애가 차지하는 비중은 커졌다. 이제 발달장애인 고용 문제가 전체 장애인 고용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발달장애인의 비경제활동 인구는 무려 10만 명을 넘길 정도로 심각한 고용 문제를 자아내고 있다. 이는 10만 명이 넘는 발달장애인이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거나 고용에서 소외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한 발달장애인을 최대한 고용시장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전략을 고용공단은 마련해야 한다.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버는 돈은 결국 ‘세금 내는 발달장애인’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그리고 발달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이끌어낼 수 있기에 반드시 발달장애인에 대한 고용 문제를 해결하고 최대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두 번째로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주체가 대기업이나 공공분야 위주로 재편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발달장애인 고용은 현재 기업이 아닌 법인이거나, 사회적 경제에 의존하는 성향이 짙은데, 이러한 것을 장기적으로 대기업이나 공공분야 등 ‘괜찮은 일자리’ 위주로 재편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대기업이나 공공분야는 장애인 고용의무 준수에 신경을 써야 하는 기업이 상당수 있어서, 발달장애인 고용을 통해 장애인 고용의무 준수와 발달장애인 지원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쉽게 말해 기부하지 말고 고용해서 발달장애인을 도우라 이런 것이다. 이제 발달장애인에 대한 기부가 아닌 고용을 통해 직접적이고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지원이 더 필요한 것이다. 어차피 고용을 통해 받는 월급은 내가 직접 쓰는 것이기 때문에 더 인권적이라 그렇다.

다른 유형의 장애인, 특히 신체 장애인들은 주로 대기업 등에서 고용되는 성향이 짙은데 반해 발달장애인들은 아직도 사회적 경제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을 하루빨리 극복해야 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발달장애인 고용 직무를 다양화하는 동시에 최신 트렌드에 맞게끔 재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발달장애인 고용 직무 개발에 노력하고 있는 고용공단의 노력은 매우 이해하고 장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고용 직무를 이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영향력 등을 바탕으로 고용 직무를 최신 트렌드에 맞게끔, 그리고 다양화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직업훈련이나 실제 고용에서 발달장애인이라고 사실상 특정 직무를 강제하다시피 한 현실은 장기적으로 극복되어야 할 부분이라 하겠다. 특히 몇몇 직무는 역설적으로 구조조정이 장기적으로 필요할 직무로 판단되는 분야도 있다. 대표적으로 바리스타 직무는 장기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네이버/카카오/라인플러스/쿠팡/배달의 민족(법인명 ‘우아한 형제들’) IT 대기업 5개사를 일컫는 신종 은어인 ‘네카라쿠배’에서는 발달장애인 고용에 적극적인 태도를 찾기 어렵다. 일부 노력이 있어도 주요 직무에서 발달장애인이 진출한 사례는 거의 없다. 장기적으로 대기업의 주요 직무에도 발달장애인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할 고용공단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디스에이블드와의 인터뷰 도중 대졸 발달장애인 고용 문제에 대해 토로하는 필자. ⓒ디스에이블드 유튜브 영상 갈무리

네 번째로 발달장애인 중 가장 고용에 취약한 대졸 발달장애인 일자리 문제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점이다. 발달장애인은 역설적으로 대학에 진학해서는 안 된다. 발달장애인 대졸자를 포용할 일자리가 극히 드물어서 그런 것이다. 발달장애인에게 대졸은 대학 졸업장 이외에 취업에서 이익이 되는 것은 극히 드물다. 면접에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 이외에는 입사가 어려워진다. 대졸자 일자리에서는 발달장애인을 받아주지 않고, 발달장애인 일자리에서는 대졸자를 고용하는 것이 머쓱하기에 그렇다.

발달장애인이 대학을 졸업하면 그에 걸맞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용공단에서 앞으로 특별관리 대상으로 대졸 발달장애인 집단에 주목하여 대졸 발달장애인들이 대학 졸업장 값을 하는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발달장애인 대졸자의 고용 소외의 원인 중 하나는 발달장애인 대학 진학 비율이 극히 낮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발달장애인의 대학 진학 비율을 올리기 전, 대졸 발달장애인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먼저 보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는 한 진학을 꺼리는 사례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끝으로 고용에 있어서 장애인식개선교육은 조금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장애인을 고용한 기업에서는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고용 실적이 저조한 기업은 ‘그래도 장애인과 같이 일해야 하는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

장애에 대해서 장애 유형이 어쩌니 인구 비중이 어쨌느니 하는 식의 교육은 맨 날 같은 소리를 하는 것이고, 대중들에게 와 닿지 않는 이슈이기에 그렇다. 오히려 대중 가까이에 있는 장애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 예를 들어 대중들에게 가까이 온 수어 통역이 대표적이다.

특히 장애인식개선교육은 사이버 교육도 Zoom, Webex 등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환영하지만, 동영상 시청 등으로 대신 하는 교육은 될 수 있는 대로 대면 교육 중심으로 할 수 있도록 강사 수를 대폭 확충하는 동시에 회사 사정에 걸맞은 대면 교육을 할 수 있게끔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소규모 기업은 인근, 또는 업종이 비슷한 기업과 컨소시엄 형식으로 교육 이수를 받을 수 있게 해서 교육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대면 교육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앞으로 3년의 세월 동안 고용공단 신임 이사장이 할 일에 대해 필자가 바라는 것은 이 정도다. 3년은 짧으면서도 긴 시간이다. 앞으로 발달장애인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등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그 이후에도 발달장애인 고용이 발달장애인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임을 증명하는 고용공단 신임 이사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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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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