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포스터.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2020년 개봉작 영화 조제는 2004년 일본에서 개봉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장애여성과 대학생인 비장애인의 남성의 삶과 사랑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조제의 장애수용 관점으로 살펴보려 한다.

조제는 할머니와 함께 작은 집에서 살아간다. 집안에는 책과 병들이 쌓여있으며, 쌓여있는 병들 사이로 위스키 병들이 눈에 띤다. 조제는 정규적인 교육조차 받지 않고 세상을 단지 책으로만 배워왔다. 할머니가 주워오는 책들로부터 모든 것을 배우며 책으로 여행을 해왔다.

집 밖에도 잘 나가지 않는 고립된 생활을 한다. 허름한 집안이 조제의 세상 전부였다. 조제는 할머니가 주워온 전동휠체어가 있었으나, 자주 고장 났고 스스로 세상에 나아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영석이라는 학생이 다가온다. 집밖에서 만난 영석이는 온갖 핑계로 집을 찾아온다. 영석이는 그녀의 세계에만 갇혀 있는 조제에게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영석을 만나면서 조제는 점차 바깥세상을 향해 나간다. 영석의 지인 덕분에 집안에서 혼자 생활하기 편리하게 집수리를 하게 된다. 복지관 직원들과 봉사자들이 조제와 할머니만 있던 공간을 드나든다. 할머니와 조제만의 공간이었던 집에 다른 사람들도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것은 조제만의 세상에 다른 사람들이 다가오게 되면서 사회관계망의 존재를 느끼게 된 것이다.

집을 수리하러 온 봉사자 중에 의수를 낀 장애인이 봉사자를 보았다. 그녀는 어둡고 쓸쓸한 조제와는 다르게 자신의 삶을 살고 즐기고 있는 밝고 활기찬 학생이었다. 이 학생을 보고 조제는 자신의 삶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 조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을 그려낸다.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없는 사랑과 현실을 다루고 있다. 조제는 할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영석과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그 둘은 함께 평생을 살아갈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영석은 스스로 떠나지 못함을 알고 있기에 조제는 영석을 보내준다.

조제는 영석과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진정한 자립을 하게 된다. 조제는 직접 운전을 함으로 집밖의 생활을 한다. 영석이를 보내주고 집에 있던 할머니 유골도 납골당에 모시고 병아리가 알을 깨고 혼자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듯이 조제는 혼자 살아간다.

이것은 장애수용이라는 개념으로 바라볼 수 있다. 더 이상 장애가 살아가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애수용이란 장애를 자신의 특성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장애로 인해 좌절 하지 않으며 자신의 강점을 찾아 새로운 도전을 위한 계기로 장애인의 사회적응과 재활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조제는 장애수용의 과정에 딱 맞지는 않는다. 장애수용의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쇼크(무관심한 상태) → 부인(장애에 대한 부정) → 인식의 혼란(우울, 억울, 공격적 심리상태) → 해결에 대한 노력(새로운 가치ㆍ역할의 발견, 확대) → 새로운 삶의 방식ㆍ가치관의 획득을 통한 장애 수용으로 정의된다.

조제는 고립된 생활 속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중에 영석이라는 새로운 인물과 만남과 다른 장애여성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되었다.

조제의 경우는 영석과 헤어진 뒤, 장애를 이유로 은둔한 생활을 하지 않으며 스스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 자동차를 운전함을 통해 어디든 혼자 갈 수 있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다. 하지장애로 인해 혼자 이동 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전동휠체어와 자동차를 사용함으로 어디든 스스로 갈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장애로 인해 고립된 생활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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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리 칼럼니스트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며 고양이와 함께 살아간다. 뇌병변장애인의 입장에서 다른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만나 소통을 통하여 평범한 이야기를 그리고, 장애인의 시각으로 여러 미디어를 해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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