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대는 만혼 또는 비혼 그리고 싱글라이프를 선호하는 트랜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장애인의 생활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주거의 형태에도 변화를 수반하고 그에 동반하여 가전제품의 구입과 이용에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빌트인 가전'이다.

빌트인 가전의 경우 거실이나 주방 등에 붙박이 형태로 설치하는 가전제품이다. 가전제품의 외관에 필요한 기능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내부에 배치해 미적인 요소와 공간활용도를 높이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호옹을 얻고 있으나 주거공간의 크기와 구조 등에 따라 입주자 또는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해당 주거지의 건축과 동시에 함께 구비 되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구조는 거주지의 평수나 구조에 최적화되어 가전제품의 구입 및 설치에 뒤따르는 고민을 덜어주는 반면에 이용자 개인의 취향이나 특성 부분을 반영 못하는 장단점을 지니게 된다.

후자의 경우에 속하는 것이 바로 장애인 소비자다. 장애인 소비자의 경우 장애 유형의 특성 및 개인 장애의 특성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라 가능하면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여 가전제품의 위치 및 높낮이 등이 고려되어 생활에 편의를 도모하여야 하나 '빌트인 가전'의 경우 특성을 반영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빌트인 가전'이 구비되지 않은 거주지를 선택하면 되지 않느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으나 1인 장애인의 경우 기초, 의료, 주거급여 등 이른바 취약계층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아 '주거지의 선택권' 또한 제한을 받는 경우가 많다.

'빌트인 가전'의 경우 주로 소형인 주거 형태에 따라 소형가전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런데 요사이에는 시대의 트랜드를 반영하여 취사를 위한 가스레인지를 대신하여 인덕션(전기레인지)이 구비되어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이러한 인덕션이 일부 장애인에겐 화상을 유발하는 주범이 될 수 있는데 바로 시각장애인의 경우가 그러하다.

인덕션은 자체 열을 내는 방식이 아닌, 기기 내에서 발생한 자기장을 이용해 전기유도물질로 만들어진 용기와 반응시켜 열을 만들어내는 제품이다. 전용 용기가 있어야 하는 제약이 있지만 직접 가열 방식이 아니므로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고, 화재로부터 안전하며, 화상의 위험없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이 인덕션을 사용할 경우 대부분의 인덕션 제품이 ON/OFF 기능과 화력 조절 기능 버튼 등이 ‘터치패드’ 방식을 채용하고 있어 동작 중인지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화상을 입은 장애인 소비자를 심심찮게 목격하게 된다.

이는 인덕션 제품 이전에 스마트폰을 비롯한 ‘터치스크린 입력방식’을 차용하고 있는 여러 가전제품의 사용에서 특히 시각장애인의 이용 시의 불편함과 오작동 등 부작용과 이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재고의 필요성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한 바 있다.

아울러 인덕션이나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등의 이른바 열을 배출하는 가전제품의 경우에는 장애 유무를 떠나 이용자의 안전을 위한 사전·사후 경고 절차는 필수적인 것인 것이 상식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당연지사로 여기는 정수기의 온수 급수 시 경고문구나 한 단계 동작을 더해 화상의 위험을 알리고 감소시키는 예는 유니버설 디자인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빌트인 가전’의 경우 사용 중 고장 등 AS가 필요할 경우 필수적인 제품 모델명의 확인이 어렵거나 불가능 한 것도 심심찮게 불편한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이렇듯 1인 가구 시대에서 생활의 편리를 도모하는 필수적인 가전제품의 이용에서 장애인 소비자에게 안전이 최우선이며, 또 다른 차별 또는 소외의 요소롤 작용하지 않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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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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