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MBC TV에서 중요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우리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던, 발달장애인 노동자의 시급이 겨우 250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이제야 지상파 TV 메인 뉴스에서 제대로 거론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중요한 지점을 지적했습니다. 우리가 폐지해야 한다고 입 모아 이야기하던 최저임금법 제7조라는 근본적인 원인을 콕 집어 지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규정을 교묘하게 회피하기 위한 반인권적인 일부 시설의 행각도 고발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제게 더 문제점으로 다가왔던 것은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인건비 지급 규정의 모순점과 이에 따른 수익성 강화에 신경 쓰지 않는 모습도 함께 지적된 것이었습니다. 정부 지원금으로 인건비가 충원되니 수익성 강화, 마케팅, 제품 경쟁력 강화 등에 신경 쓰는 모습을 제대로 못 봤기 때문입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운영중인 장애인생산품 인터넷 쇼핑몰 초기화면. ⓒ장지용

솔직히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생산품을 살 마음은 없습니다. 소위 ‘킬러 상품’을 내놓아서 결국 사게끔 하는 전략도 없고, 생산품 상당수가 시중에서 살 수 있는 것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한국장애인개발원 손을 거친 ‘꿈드래’ 계열의 상품은 살만한 물품도 가끔가다 보이기는 하지만 그 수는 적습니다.

아직도 단순 임가공 수준의 장애인 생산품인 것이 역설적으로 실망스럽습니다. 장애인 생산품이 아직 시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제품이 별로 없다는 점이 슬플 뿐입니다.

이제 알음알음 장애인 생산품을 판매하는 시대는 끝나야 합니다. 우리도 이제 세련된 마케팅 전략과 킬러 상품 개발 등 장애인 생산품에도 고급화, 전문화 등 ‘시장 경쟁력’ 강화에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샀던 물건 중에서 꿈드래 쇼핑몰을 보면서 시도해볼 만한 아이템을 하나 추천한다면, 정립전자에서 PC를 판매한 것처럼 컴퓨터 마니아들은 다 아는 선택인 ‘조립 PC’를 장애인들이 조립해서 판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그러한 ‘조립 PC’의 부품은 구매자의 의향에 따라 시중에서 주문하여 구매하고, 조립과 함께 이러한 초기 설정과 윈도, 한/글 워드 같은 기초 소프트웨어 설치 작업까지 완비한 ‘내가 원하는 PC’를 만드는 것으로는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의 PC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발달장애인과 같이 컴퓨터 지식이 풍부한 장애인들을 고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간단하게 PC를 예로 들었지만, 다품종 소량 생산이나 맞춤형 생산 같은 방식도 장애인 직업재활사업장등에서 도입해볼 만한 생산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장애인 생산품도 한번 시도해봤으면 하는 판매 방식이 있습니다. 바로 ‘크라우드 펀딩’입니다. 요즘 텀블벅, 와디즈 등 크라우드 펀딩 방식의 판매를 중개해주는 사이트는 많이 있습니다. 저도 크라우드 펀딩으로 구매한 제품이 몇 개 있습니다. 심지어 기회를 노리면서 꺼내볼 지역 근대사를 소재로 한 보드게임도 크라우드 펀딩으로 구매했습니다.

장애인 생산품도 초창기 마케팅 전략으로 ‘크라우드 펀딩’ 전략을 시도해봤으면 합니다. 물론 아무거나 크라우드 펀딩이 되지 않으므로, ‘킬러 상품’을 개발하고 그 상품이 비장애인 소비자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상품이어야 이 방식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장애인 생산품도 이제 ‘수익성 제로’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장애인 생산품이라서 사는 것의 시대는 지나가야 합니다. 장애인 생산품이라서 구매하는 것을 넘어서 ‘내가 사고 싶어서 사는 제품’이 장애인 생산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하는 그런 제품의 시대로 발전해야 합니다. 장애인 생산품도 엄연한 ‘상품’인 만큼, ‘상품’으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장애인 생산품도 트렌드를 따라 개발되고 판매되며, 요즘 유행한다는 ‘레트로 감성’이 드러난 제품도 한번 만들어 보고 그런 일이 이제는 장애인 생산품 시장에서도 불어야 할 열풍입니다.

장애인 생산품도 이제 ‘나만 가질 수 있는 상품’ ‘힙한 상품’ 같이 장애인 생산품이라는 것을 먼저 알리는 것이 아닌, ‘어? 이것이 장애인 생산품인 줄은 몰랐네요!’ 소리가 나오는 제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장애인 생산품 생산 업체도 분발해야 합니다. 마케팅과 제품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신경 써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제로섬 게임’으로는 결국 지원금으로만 유지되는 일종의 ‘좀비 업체’가 등장할 가능성을 줄여야 할 시점입니다.

그렇게 해서 장애인 생산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수익성 제로’에서 벗어나고, 소비자들은 장애인 생산품이라는 것은 까마득하게 잊으면서 ‘질 좋은 제품’을 사용하고, 장애인 노동자들은 생산품의 높은 수익으로 높은 월급 수준을 누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제, 장애인 생산품도 ‘수익성 제로’에서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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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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