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는 '힘이나 세력이 약한 사람이나 생물 또는 그런 집단'이라는 뜻을 가진 '약자(弱者)'에 '사회적'이라는 관형사를 붙인 어구(語句)이다.(출처 나무위키)

신체·정신적 약자, 권력적 약자, 경제적 약자, 문화적 약자로 구분될 수 있다. 이중 한 가지에 해당되거나 여러 가지가 중복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행히 사회적 약자들은 정부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영유하도록 복지제도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가 되기 전에 지원해주는 강력한 선제적인 제도도 동시에 필요하다.

실직을 당한 근로자에게 실업급여와 구직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해 주거나, 개인채무자 신용회복제도를 통해 경제적 약자가 되지 않게 하고, 아픈 사람에게 적절한 치료를 해주거나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위해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도 해당이 될 것이다.

그러나 건강하게 살다가 하루아침에 중증의 척수장애인이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선제적인 지원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 산재나 보훈대상자처럼 연금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이들은 신체적 약자이긴 하지만 경제적이나 문화적 약자는 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대상자가 아닌 나머지 척수장애인들은 종합적이고 항구적인 사회적 약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약자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대책은 없을까? 있다.

그것은 손상초기부터 제대로 된 재활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이다. 현재의 긴 병원 생활과 준비 없는 사회복귀, 초기 지역사회 경착륙과 반대로만 하면 된다. 즉 종합적인 재활훈련 제공과 초기 지원 확대가 그 답이다.

지금부터 20년 전, 30살에 교통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회원의 근황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장장 20년 동안 제대로 된 사회복귀훈련을 받은 적이 없고 칩거를 한 탓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한 경로로 척수장애인협회를 소개받아 사회복귀훈련공간인 일상홈에 뒤늦게 입주하여 훈련을 막 시작했다.

이 회원이 20년 전에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면 그는 사회적 약자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근로활동을 하면서 당당한 가장이 될 수도 있었다.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척수장애인을 위한 사회복귀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은 것이 한 국민과 그 가족에게 어려움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척수장애인 국회의원인 최혜영 의원이 한 인터뷰 기사가 눈에 들어오는 이유이다

“앞으로 중도장애인의 사회복귀 시스템을 갖춰 세금 내는 장애인이 많은 사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적은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약자’란 용어가 사라지는 세상이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희망이 현실이 되려면 재활의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병원에서부터 자립(독립)을 꿈꾸는 재활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의료적 재활뿐만 아니라 심리적 재활, 직업적 재활, 사회적 재활 등이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가족들에 대한 훈련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장애를 수용하고 휠체어를 타고 있지만 당당한 장애인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시스템이 없으니 장애이전의 사회경력이 사장되고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척수장애인은 사회경력이 있는 장애인이다. 장애로 인한 경력단절자가 되지 않도록 과감한 투자가 지원되어야 한다.

지역사회 복귀조기에도 많은 좌절을 한다. 병원과 지역사회 초기, 이 두 과정만 잘 이끌어주면 척수장애인은 사회적 약자가 되지 않을 확률이 매우 크다.

그러나 많은 걸림돌이 있다. 척수장애라는 법률적으로 독립되지 않는 장애유형이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병원에서 이러한 활동을 하기에는 수가나 전문가들이 턱없이 부족하다. 당사자는 물론 가족의 자립에 도움이 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중증의 장애인을 배제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지역사회초기에 이들을 이끌어줄 변변한 제도들도 없다. 타 장애와 형평성 때문에 표시 나게 지원해주는 것을 껄끄러워한다. 체험주택은 탈시설자가 아니라 배제되고 주택개조는 차상위나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라 배제된다. 현실성 없는 이동 보조기기의 자부담도 걸림돌이다. 활동지원제도의 자부담도 부담이 된다.

이러다 보니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는 것이 유일한 탈출구가 되는 아이러니가 생긴다.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 시스템도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사회적약자가 안 되도록 하는 시스템도 가동되어야 한다. 그것이 균형 잡힌 국가의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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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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