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0일 저녁 TV뉴스를 보다가 몸이 떨릴 정도의 충격적인 장면을 보았다. 국내 프로축구에서 이승모(광주FC) 선수가 경기 도증 공중볼 경합을 위해 점프를 하다 균형을 잃어 거꾸로 떨어지면서 목부터 바닥에 닿는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이 선수는 머리부터 떨어지면서 체중이 그대로 실린 채 목이 꺾여 순간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다행이 김희곤 주심이 신속히 경기를 중단시키고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통해서 의식을 회복하였고 응급차로 병원에 긴급 이송하여 목뼈에 실금이 갔지만 다행히 척수신경에는 큰 이상이 없고 회복중이라고 한다.

이 장면을 보면서 필자도 모르게 ‘아이고’라는 외마디 비명을 지를 정도로 가슴을 쓸어 내렸다. 척수장애인으로서 불행한 결과가 나지 않을까 진짜 걱정을 했는데 정말 다행이다. 더 이상은 척수장애인이 발생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사고가 났을 당시 응급조치는 매우 중요하다. 기도를 확보하거나 심폐소생술로 ‘4분의 기적’으로도 불리는 골든타임의 짧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교육을 받는 것도 필요하겠다. 축구협회는 정기적으로 임직원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실시하였다고 하니 고마운 일이다.

이승모 선수의 사고당시 모습. 김희곤 주심이 응급조치를 잘했다. ⓒSBS뉴스 화면 캡쳐

최근 들어 스포츠나 레저 활동 등으로 척수장애를 입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산악자전거, 암벽등반, 다이빙 등을 하면서 사고가 나는 경우를 말한다. 안전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예방적 차원의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척수 손상의 경우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다고 한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환자를 건드리거나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목이나 몸통을 움직임으로써 척추가 움직이게 되면 척추 안에 있는 척수의 손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네팔 국제개발협력사업으로 산악지대의 높은 곳에서 또는 나무위에서 추락으로 인해 척추가 골절된 환자를 바구니에 담아서 이동하거나 사람이 직접 안거나 업어서 이동을 하다가 더 큰 장애를 입는 것을 예방하는 인식개선사업을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부상자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함부로 잡아당기거나 이동을 하여 더 큰 장애를 가지게 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응급조치가 신속히 진행 되면서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그 결과로 완전마비보다는 불완전마비가 증가하는 이유라고도 한다.

신속히 119에 신고를 하고 빨리 차량이 도착하도록 주변의 차량통제를 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심폐소생술이나 자동제세동기(자동심장충격기)의 사용방법 쯤은 익히 알고 있어야겠다.

유비무환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훈련 중에 흘리는 땀 한 방울은 전투 시 피 한 방울과 같다‘는 거창한 말이 아니어도 긴급한 상황을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받고 준비되어 있다면 최악의 상황은 피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큰 감동을 준 축구협회 관계자 분들과 협조를 해 주신 선수들과 긴급수송을 해주신 분들, 병원관계자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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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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