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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폐기물종합대책, 장애인카페 고려 필요

장애인들의 직업생활 측면에서 생각해 본 3가지 문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6-20 16:48:35
우리 사회는 폐비닐수거 대란으로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이 문제가 붉어진 이후 환경부는 지난 5월 10일제 37차 국정현안 조정회의에서 재활용 폐기물관리 종합대책을 관계부처들과 논의했다.

환경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70%를 재활용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생산에서 재활용까지 각 순환단계에 대해 종합척인 대안을 마련했는데, 제조생산 단계에서는 2020년까지 모든 생수 음료수용 페트병을 무색으로 생산토록 하며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은 생산단계부터 퇴출할 예정이라 밝혔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포장재도 사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한다.

유통소비 단계에서는 과대포장을 줄이고 택배 등 운송 포장재의 과대포장에 관한 규정도 마련하게 된다.

소비단계에서는 1회용품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2022년까지 1회용컵과 비닐봉투의 사용량을 35% 감소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의 1회용컵 사용을 줄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예측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6월 19일 환경부에는 '커피 전문점·패스트 푸드점, 1회용컵 사용 집중 점검'이라는 제목의 글이 등록되었다.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이 협력하여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의 자발적 협약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계도에 나선다는 것이다. 6월20일부터 7월말까지는 계도 및 홍보 활동을 벌이고 8월부터는 지도점검을 통해 위반업소 적발시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한다.

환경부의 커피전문점 및 패스트푸드점 1회용컵 사용 집중점검 계획 안내화면. ⓒ조봉래 에이블포토로 보기 환경부의 커피전문점 및 패스트푸드점 1회용컵 사용 집중점검 계획 안내화면. ⓒ조봉래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의 위협이나 폐비닐 대란 등을 경험한바 있기에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그 어느때보다 절감하고 있어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동의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정책도 장애인들의 직업생활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문제가 있다.

문제 지적에 앞서 관련 법률을 먼저 살펴보자.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10조(1회용품의 사용 억제 등)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시설 또는 업종을 경영하는 사업자는 1회용품의 사용을 억제하고 무상으로 제공하지 아니하여야 한다. 다만, 1회용품이 생분해성수지제품인 경우에는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
1. 「식품위생법」 제2조제12호에 따른 집단급식소 또는 같은 법 제36조제1항제3호에 따른 식품접객업
2. 「식품위생법」 제36조제1항제1호에 따른 식품 제조업ㆍ가공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

또 이 법규정을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같은 법 제 41조에 의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다수의 커피 전문점들이 휴게음식점으로 영업신고를 하게 되는데 휴게음식점은 식품위생법에 따른 식품접객업에 해당하여 이 법의 적용을 받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근래에 그 유형을 막론하고 장애계에 장애인의 적합직종으로 여겨지며 직업재활시설이나 개인창업 등으로 매장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이른바 '장애인카페'라 불리는 곳들도 대부분 이 법률의 규제를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장애인이기에 앞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법률을 준수하고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이 법률에도 10조 2항에 그 예외 사항을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음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②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1회용품을 사용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
1. 집단급식소나 식품접객업소 외의 장소에서 소비할 목적으로 고객에게 음식물을 제공ㆍ판매ㆍ배달하는 경우
2. 자동판매기를 통하여 음식물을 판매하는 경우
3. 상례에 참석한 조문객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경우(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조리시설 및 세척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곳에서 음식물을 제공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4.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이렇게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면 장애인카페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예외 적용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다음의 사항들을 고려해 본 후 이러한 법률과 환경부의 재활용 폐기물관리 종합대책에도 우리 장애인카페의 현실과 특수성 등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장애특성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가 일하고 있는 직업재활시설은 2009년부터 시각장애인바리스타들에 의해 운영되는 커피전문점을 개소해 지금까지 총 7개의 매장을 개점하였고 현재도 6개의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약 10년여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각장애인 커피전문점 운영 경험을 통해 여러 가지 시도들도 해 보았고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갖게 되었지만 아직도 시각장애인 바리스타들끼리 동선이 얽히거나 실수로 음료를 쏟거나 하는 일등이 벌어지는 것을 완벽하게 막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상황에서 1회용컵이 아닌 유리잔이나 머그컵 등을 사용하는 것을 가정해 보자. 음료 제조 과정에서 잔이 바닥에 떨어질 경우 잔의 가격은 차치하고서라도 그 것을 치우는것도 쉽지 않거니와 부상의 우려까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퇴식대를 통해 반납된 잔들을 세척하는 것도 문제일 수 있다.

시각의 제약으로 인해 완벽한 상태로의 세척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가능하다 해도 비장애인들 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시간과 노력을 통해 유리잔이나 머그컵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위생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1회용컵을 사용하는 경우보다는 높을 수 있다.

비단 시각장애인에게만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장애 유형에 따라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둘째, 장애인 카페라 불리는 곳들이 주로 설치된 장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형 프렌차이즈와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기에 로드샵 형태로 운영되는 장애인카페는 많지 않다.

규모 면에서 영세하고 수익성이 높지 않기에 다수의 장애인 카페는 공공기관 등에 설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Take away 매장인 동시에 Dine in 매장이기도 한 특성을 가진 곳이 많다. 이 경우 유리잔이나 머그컵을 제공하고 회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수 있다.

끝으로 1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개인용 텀블러 등을 지참하는 고객에게 할인혜택을 주도록 하거나 컵 보증금 제도 등을 도입하도록 하는 정부의 시책도 다시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1회용컵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컵 보증금을 더 받은 후 컵을 반납하면 해당 금액을 돌려주는 방식이 컵 보증금제도인데 컵을 반납하지 않는 고객들에게는 이것이 결과적으로 가격인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가격이 인상되면 그만큼 수요는 줄어드는 것이 상식인 점을 고려해 볼 때, 자칫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커피를 들고 산책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현실이기에 높은 회수율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우리의 의도나 수익증대와는 무관한 가격인상이 되기 쉽다. 가뜩이나 수익성이 높지 않은 장애인 카페들이 최저임금인상 등으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감소까지 만나게 된다면 더 큰 어려움에 처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현재도 매출액 대부분이 재료비와 인건비로 쓰이는 상황에서 매출이 감소한다면 결국 장애인의 소득감소와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을 통한 환경보호는 물론 장애인의 직업권 보장도 이룰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물론 다양한 상황들을 모두 고려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가지게 된 장애로 인해 겪게 되는 무수한 어려움에 더해 충분한 고려 없이 시행된 정책들로 인해 겪어야 하는 어려움까지 감수해야 하는 것은 복지국가를 표방하는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

확실한 것은 장애인 카페에서 일하는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일자리를 잃은 상태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장애인 카페가 환경보전과 일자리 제공이라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필요한 비용보다 월등히 높으리라는 것이다.

단속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이러한 점들을 먼저 고려하고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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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조봉래 (jhobong@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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